`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양호연 2024. 11. 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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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 승진 1년만… 경영 전략 총괄, 의사결정권도 강력
사장 취임 후 재계 순위↑… 성장 동력 발굴·기술 혁신 주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HD현대 제공
HD현대그룹의 권오갑(오른쪽 두번째) 회장과 정기선(오른쪽 첫번째) 수석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지난 9월 HD현대마린엔진 창원공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HD현대 제공

HD현대가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그룹의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며 새로운 성장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승진은 정 수석부회장의 부회장 승진 1년여만의 결정으로 HD현대의 오너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친환경·디지털 기술 혁신,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 등을 주도해 나가는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HD현대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기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HD현대일렉트릭 조석 사장이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승진은 HD현대의 오너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며 그룹의 3세 경영 시대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상 일반 부회장은 특정 부문이나 사업의 운영을 맡고, 수석부회장은 그룹 전체의 방향성과 주요 경영 전략을 총괄하는 경우가 많아 보다 포괄적인 책임을 지고 의사결정권도 더 강력한 편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수석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2021년 10월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인사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된 후 이듬해 3월 주주총회서 등기이사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기획실 부실장을 비롯해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경영지원실장,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맡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HD현대그룹을 꾸준히 성장시켜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연도별 자산규모는 2021년 75조3020억원, 2022년 80조6680억원, 2023년 84조7920억원이다. 올해 재계 순위는 한단계 상승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는 특히 HD현대가 추진 중인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 목표와의 일관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장기 비전을 기반으로 AI와 친환경 에너지 같은 신기술 분야에 집중해 HD현대를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거듭 밝혀왔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부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HD현대는 친환경 선박 개발을 통해 조선업계의 변화를 주도하며 자율운항 기술과 스마트 해양 솔루션을 적극 도입했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조선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수소 경제에 주목하며 HD현대를 글로벌 수소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의 수소 가치사슬 구축은 친환경 에너지 확대와 연계돼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업의 조직문화를 젊고 유연하게 재편한 점도 돋보인다. HD현대는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환경을 개선했다. 또 여성 인재 채용 비율을 대폭 확대하며 그룹을 다양성과 포용성이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HD현대가 내놓은 ESG 성과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여성 채용 비율은 2021년 9.6%에서 지난해 16.8%로 상승했다. 오는 2030년까지 3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업의 ESG 경영을 강화하며 HD현대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했다. 그룹이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도록 이끌며 수소 에너지와 디지털 전환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노력이 단기적 수익성 강화뿐 아니라 장기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 기조연설을 통해 미래 건설 산업의 혁신적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개념을 직접 소개하며 첨단 기술을 통해 건설 현장을 스마트하게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무인 자율화와 디지털 기술의 안전성 강화, 그리고 탈탄소화 등 3대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HD현대의 혁신 기술인 'X-Wise'와 'X-Wise Xite'를 공개했는데, 해당 기술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작업 플랫폼으로 건설 장비의 무인화를 실현하고 현장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해 효율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건설 현장의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확보는 물론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HD현대는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조선·건설기계·에너지 사업 부문 등에 대한 다양한 경영개선 노력을 펼칠 계획을 밝혔다. 올해 조선사업 부문은 안정적인 조업 물량확보와 공정안정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향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확대는 물론 초격차 기술 개발 및 내재화를 통해 불황에도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또 건설기계 부문은 차세대 신모델 개발 완료, 울산 신공장 준공, 시너지 확보를 위한 조직개편 등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예정이다. 정유·석유화학 부문은 새로운 경영진 선임으로 조직문화 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경영개선 노력에 나설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의 경영환경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국제정세의 변화, 유가 및 환율 변동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 위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며 "내년 핵심사업별 경쟁력 강화와 미래 친환경 기술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HD현대삼호 대표이사에는 김재을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으며,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에는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임주 부사장이 송명준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에 내정됐다.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에는 김영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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