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젊은층 ‘지하문화 광란의 춤 축제(레이브)’ 확산 중
“엄격하게 규정된 미래에 대한 저항이자 규율 거부”
“남의 눈치 안보고 나만 즐거우면 된다”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의 경제 침체와 시진핑 정부의 정치적 문화적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젊은 층 사이에서는 억눌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지하 문화가 번지고 있다.
AP 통신은 13일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은밀하게 성장하고 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언더그라운드 레이브(rave)’ 문화를 집중 소개했다.
주로 요란한 메탈 음악에 맞춰 광란의 춤을 추는 것으로 중국에서 ‘예디(野迪)’라고 부르는 것으로 ‘예디’는 ‘와일드 댄스’의 의미다.
중국 검색포털 바이두에 ‘예디’를 입력하면 선전의 오동산에 200명이 올라가 예디를 했다는 등 기사들이 줄줄이 검색된다.
방공호, 대피소 등 지하 공간 주로 이용 ‘와일드 댄스’
지난해 8월 중국 광저우의 한 버려진 공습 대피소에서도 젊은이들이 모여 광란의 밤을 보냈다.
지린성 창춘에서 최근 어느 토요일 밤, 공무원, 학생, 전직 소방관, 염색한 머리의 소녀들, 그리고 풀페이스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한 남자가 창춘 시내의 꽃집 뒤에 있는 술집으로 줄을 서서 레이브 파티에 참석했다.
이 파트의 주최자이자 행사 DJ를 맡고 있는 싱은 낮에는 창춘의 한 국유기업에서 계약서 검토 등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일을 한다.
그는 “미리 작성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에 불과한 직업은 나의 가치를 실현한다고 느끼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싱은 레이브에 들어갈 때마다 뇌가 쾅하고 깨어난다고 말했다. 싱은 미국의 미디어 회사 바이스(Vice)가 만든 다큐멘터리를 통해 테크노 음악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검은색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입고 금발로 염색한 머리, 검은색 가죽 초커, 입술 피어싱,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을 한 패션 학생 천샹위는 레이브가 순수한 해방이라고 말했다.
천샹위는 “아무도 내가 어떻게 춤추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행복하기만 하면 다 괜찮다”며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너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레이브 개최를 알리는 홍보 광고에는 날짜, DJ 라인업, 입장료만 적혀 있다. 때로는 파티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까지 장소가 공개되지 않는다.
26세의 미술 전공인 학생인 롱 우는 2021년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레이브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룽우는 레이브 장소에 대한 요구 사항으로 CCTV 카메라, 경비 인력, 주변 주민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브는 저항이자 규율 거부’
중국 청년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암울한 경제 전망으로 좌절과 절망이 커졌고 이를 표현하는 말들도 잇따라 등장했다.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한다는 의미로 이미 오래된 용어다. ‘탕핑족(躺平族)’은 모든 야망을 포기하고 가능한 한 움직임을 적게 하려는 젊은이들을 지칭한다. ‘네이좐(內卷)’은 졸업생이 직면한 무의미한 경쟁의 끝없는 쳇바퀴를 가리킨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 당국이 콘서트, 쇼 및 기타 문화 행사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면서 문화와 창의성을 위한 공간이 줄어들면서 지하 문화 공간이 늘고 있다.
코미디언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킨다. 점점 더 많은 독립 서점과 창작 공간이 압박을 받아 문을 닫았다.
이런 가운데 언더그라운드 레이브는 회색 지대에서 싹을 틔우기 때문에 모든 제한에서 자유롭다. 대중의 시야에서 숨겨져 있으며 국가가 지원하지도 억압하지 않는다.
랴오닝성 선양의 레이브 주최자인 27세 펭저는 “레이브는 사회의 규율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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