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진 누수 막은 롯데, 이제는 공 받는 사람 책임 커졌다…다사다난 한 시즌 보낸 유강남을 향해 커지는 기대

롯데 유강남.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시즌 롯데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필승조 구승민을 잔류시키는데 성공하면서 전력 누수를 막았다.

덕분에 기존 투수진의 전력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이민석, 정현수 등 유망주들은 일본 지바롯데 마무리캠프에 파견시켰고 신예 송재영, 박준우 등은 피칭 디자인 프로그램에 참가시켰다. 미야자키에서 진행되는 마무리캠프에서도 투수 7명이 참가해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다. 기존 자원들의 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제 공을 받는 포수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다음 시즌 포수 유강남의 행보에 더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2022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유강남은 4년 80억원의 거액에 롯데로 이적했다. 롯데가 가장 필요했던 자원이기에 당연한 투자로 여겨졌다.

이적 첫 해에는 제 몫을 했다. 타격에서는 121경기 타율 0.261 10홈런 등으로 무난한 활약을 했다. 포수로서는 팀 평균자책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2022시즌 평균자책 4.45로 10개 구단 중 9위였는데 2023년에는 4.15로 6위를 기록하며 중위권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공수 모든 면에서 주춤했다. ABS가 도입되면서 유강남의 장점인 프레이밍 능력이 사라졌다. 부담감은 타격에서도 드러났다. 유강남은 올시즌 52경기 타율 0.191 5홈런 2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금강불괴’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큼 건강에는 자신있었던 유강남이 부상도 입었다. 유강남은 2015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9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을 뛰었어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6월 중순부터 왼쪽무릎 뒤 오금 부위가 좋지 않아 전력에서 빠지더니 7월 중순 왼쪽 무릎 내측 반월판연골 기시부 봉합 수술을 받았다. 안방 문제를 안고 있던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올해 팀 평균자책은 5.05로 다시 5점대로 치솟았다.

롯데 유강남.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 재활에만 힘써왔던 유강남은 2월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 시작에 맞춰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술을 받은건 유강남 한 명 뿐만이 아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주전 포수 자리에 섰던 손성빈은 9월 초 손목 힘줄을 감싸고 있는 막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고 10월 초 수술대에 올랐다.

명포수 출신인 김태형 롯데 감독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정보근은 물론 서동욱, 강태율, 백두산, 신인 포수 박재엽 등 다양한 후보군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그간 활약상이나 성적을 봤을 때 다른 후보군들 중에서 당장 주전을 꿰찰 수 있는 다른 포수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나 포수 포지션은 경험이 기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유강남이 주전 포수로서 안방을 지켜주는 것이다. 유강남이 자리를 잡아줘야 백업 포수들도 성장할 수 있다. 유강남 역시 다음 시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한다는 동기부여를 안았다. 다시금 유강남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