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늦바람 여행…뷰집·맛집·잘집 모두 그녀의 그 집, 그녀의 고집[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4. 11. 14. 12:37
하동하면 봄이다. 매년 장사진을 이루는 하동10리 벚꽃길의 기억은 압도적! 이곳 그 시절 벚꽃은 향연이란 말보다 장관이 어울린다. 큰 구경거리인 장관(壯觀)이나 행정부의 장관(長官), 군사의 우두머리인 장관(將官) 모두 위세등등 하니, 우리 같은 일반인 것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하동이 그렇다.
섬진강 넘어 악양이 숨긴 비밀정원
봄이 아니면 기억 저 멀리 잊힌 이곳에 알토란이 스멀스멀이다. 가을 늦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해도 하동 즐길 거리는 제철 고구마 줄기에 맺힌 실한 그것처럼 파도 파도 끝이 없다. 그 맛난 한 상을 열혈 촌부들의 치맛바람을 따라 못이기는 척 따라가 본다. 하동의 뷰집·맛집·잘집은 이들의 고집 덕은 아닐는지….
이 섬진강은 재첩으로 여행객을 편식하게 하더니, 그 길 따라 벚꽃 장관으로 숨은 매력은 명함도 못 내밀게 만들었다. 그 오해는 봄 지나 여전히 매력적인 하동을 아지랑이 속에 가둬놨다. 각성이다. 포켓몬도 하는 각성을 사람이. 못할 리 없다. 윗말 구례 사람과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던 하동 사람들이, 닷새 아닌 날마다라도 여행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이들은 ‘다달이하동’이란 이름을 걸고 색다른 하동 여행을 내놓았다. 하동십리벚꽃길에 필적하는 ‘하동심리벗꽃길’이다. 마음 가는 친구와 함께 달려갈 꽃길이다. 섬진강을 비켜, 악양들녁을 지나 지리산 못지않게 산정에 오르면 또 다른 하동이 비밀스러운 속살을 드러낸다.
하동 여행 또 다른 보물…하(동)숙(소) 베스트5
우선 자고 가란다. 라면 먹고 가 보다 더 노골적이다. 에로틱 버전은 절대 아니다. 이르는 길에선 무동력 마사지 시트를 경험할 수 있다. 그 정도로 길이 험하다. 롤러코스터를 방 불게 한다. 막상 숙소에 도착하면 몸은 피곤한 데 눈은 맑아진다. 산자락에 점점이 박힌 하동 숙박의 일부는 그 옛적 빨치산이 출몰하던 그곳에 숨어있다.
△석가헌(악양면 입석길 115-51) △꽃다연(악양면 소축길 105) △모암차차(화개면 모암길 29-41) △수월산방(화개면 진목길 21-5) △미소공방(하동읍 고서길 68-4)이 그곳이다.
수월산방은 지리산 자락 깊은 산세를 느끼는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계곡 위 돌판 삼겹살 파티는 덤이다. 산새 소리 들으며 깨어나 산이 키운 아침상을 받는 여행객은 횡재한 셈이다. 앞산이 캔버스 닮은 차실 창틀 속에 채색 수채화처럼 보인다. 이곳에서 나누는 차담은 인생 속에 추억을 오래도록 우려낼 터다. 찻잔 속이 차실인지, 차실이 찻잔 속인지, 차실에 향이 넘치고 찻잔 속에 이야기처럼 파문이 인다. 안주인은 요가 전문가다. 잘방이 천국이라면 요가는 요람이다. 섬진강변을 맨발로 밟는 힐링 요가는 건강 여행에 방점을 찍는 하이라이트다. 근처 절 탐방도 할 수 있다.
석가헌 창밖에는 여전히 대봉 감이 매달려 있다. 덱에 나가면 코앞에 그들이 있다. 감의 악력만 튼실하다면 해를 바꿔 그 존재를 알릴 수도 있겠다. 먹으려 달려들지 않으면 마지막 잎새보다 더 오래 살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대봉 감혼자 못 가지듯이, 새들과 나눠 먹는 밥이다. 그 밑으로 작은 내가 흐른다. 대봉처럼 피라미에겐 자연생태공원이다. 이곳 차질에서는 숙성 차 맛을 즐길 수 있다. 눈과 귀, 입이 호강이다. 안주인과 거니는 섬진강 송림 탐방도 여행의 깊이를 더한다. 여기서도 송림과 하늘을 나눠 가져야 한다. 세상 어느 곳에도 독식은 없나 보다. 더불어 차밭 산책과 나물 캐기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감 과수원이 뒤에 있는 꽃다연은 악양 뜰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차보다는 커피를 권하는 이율배반은, 잘익은 대봉 감과 마주하면 ‘별다방’ 커피는 애저녁에 기억의 심연에 빠져 잊혀 사라진다.
미소공방에서는 다숙과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모임차차에서는 마주한 차밭에서 즐기는 트레킹과 야생차의 맛을 나눌 수 있다. 밤에 나서는 별별야행의 맛도 알싸하다.
하동의 오늘을 있게 한 것들
바쁜 틈 스치는 여행객들은 인근 식당에서 참게가리장국을 맛보길 권한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하동의 맛이다. 쌍계사·칠불사·섬진강 등 익히 알던 그곳이 있기에 하동을 향한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리라. 그러니 그 역시 아니 고마울수 없겠다. 평사리는 한국문학의 지존인 ‘토지’를 세운 곳이고, 인근 지평사는 미술하는 스님, 산넘어 불락사에는 음악하는 스님이 수도 중이다. 시인 김용택이야, 두말이 필요없다.
석가헌에 머물렀던 이다빈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프라이빗한 별채에서 호스트와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나물을 캐며 도시의 피로를 풀 수 있었다”며 “새로운 레시피 창작에 큰 영감을 줬고 향후 하동의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하동을 즐기면 누구나 이리 동하니, 그래서 하~동이려나!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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