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비사이드’ 감독 “버닝썬 연상? 피해가지 않아, 섹슈얼리티 강조하지 않으려”[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11. 1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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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강남 비-사이드' 감독이 작품에 드러난 현실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누리 감독은 11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강남 비-사이드'(각본 주원규 박누리/연출 박누리) 인터뷰에서 버닝썬이 연상되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피해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

박누리 감독은 클럽 안에서의 마약, 성폭행, 강제 약물 투여, 살인 등 버닝썬이 떠오르는 듯한 소재에 대해 "억지로 피해가려다 보면 현실을 외면하려는 게 되는데 어떤 생각을 떠올리든 간에 이게 현실이라고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클럽, 마약은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니 픽션이 될 수 있겠지만 최대한 흥미롭고 화려한 모습들을 볼 수 있게 그 삶과 어둠 속에 있는 삶이 대비를 이루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도록 했다. 클럽 공간, 등장 인물의 행동, 옷차림 등은 최대한 화려하게 보일 수 있게 했다. 거짓말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전시해서 보여주기 보다는 보여줄 수 있는 부분까지만 최소한의 신과 러닝타임으로 보여주자 했다. 그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닝 클럽 신, 클럽 관련 유희를 즐기는 장면, 성적 상품화로 보일 수 있는 장면은 누군가의 상상에 맡기고 자세하게 보여주지 말자 했다.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 섹슈얼리티를 너무 강조하지 말자 했다. 더 보여줄 수 있긴 했는데 최소화로 보여주고 넘어갔을 때 잔상이 남게끔 해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 같고 더 편하지 않을까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정성, 폭력성이 느껴지는 수위 조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가 적나라한 건지는 개인의 척도가 다르니까 잘 모르겠다. 약에 대해서는 한 번은 정확히 보여줘야 했고 어떤 캐릭터가 하느냐가 중요했다. 최대치의 나쁨이랄지 불편함을 느껴도 되는 캐릭터로 장치가 된 달지에 고민했다. 한 번은 정확히 등장해야 하지 않나 했다. 후반부를 보시면 최대한 배제하려고는 했지만 적나라하게 불편하더라도 봐야 분노랄지 왜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랄지 설명해야겠다 생각했다"고 했다.

이번 작품을 연출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도 '수위 조절'을 꼽으며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 자극적으로만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적당히 불편하게 함으로써 이 이야기를 드러내고 끝까지 볼 수 있게 할 것인가. 현실 관련된 분들이 봤을 때 너무 불편하게 보시면 안 되니까 어떻게 수위를 적절하게 해야만 재미와 의미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 고민했다"고 이유를 전했다.

자극적인 소재이지만 작품을 통해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전하고자 했다는 박누리 감독은 "제가 이 작품을 초고를 읽고 해야겠다고 느꼈던 지점이 자극적인 소재로 되어있지만 재미 위주의 작품이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반문할 수 있는 작품으로 갈 수 있다면 하겠다고 했다. 밑바닥 인생을 포함해서 인간 삶을 보듬어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폭력성 선정성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사람에 대해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왜 지켜야 하는가 왜 들여다 보지 못하나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 된다면 각색에도 힘을 실었으면 좋겠다 해서 시작하게 됐다. 뒤쪽으로 갈수록 좀 더 예서와 재희의 관계랄지 강동우 윤길호가 어떻게 섞여가는지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구원하려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너무 설명적으로 가면 재미가 없지 않나. 요구하는 것 같고. 최소한으로 드러내려 했다"고 강조했다.

작품 속 많은 내용들은 주원규 작가가 직접 취재한 내용이라고. 박누리 감독은 "직접 본 거는 아니지만 취재에 의해 알게 됐다. 주원규 작가님이 실제로 취재도 하셨지만 콜기사(콜카)로 생활하셨다고 들었다. 목회 활동 하면서 봉사활동처럼 가출 청소년들과 성경공부도 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활동을 꽤 오랫동안 하셨다. 그 친구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쌓아가던 와중에 연락이 두절돼서 찾아서 물어보기도 하고 찾았는데 알고 봤더니 강남 클럽 신에 들어가게 됐다는 얘기를 들으시고 찾으러 직접 콜기사를 하셨다고 들었다. 6개월 정도 생활을 하면서 직접 보고 듣고 하셨던 거다. 강남으로 사라졌던 친구를 다시 만났는데 몸도 많이 망가져있고 그래서 사회로 잘 돌아오게끔 해주려고 치료해줬지만 다시 그쪽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 왜 떠나오지 못하고 인생을 끌어다니는걸까에서 출발한 것이다. 왜 이렇게 까지 살아야 하고 이들에게 중요한 게 뭘까 고민하다 보니까 그런 캐릭터와 모습들이 그려지게 된 것 같다. 현실이라고 하는 건 콜로세움 같은 것도 작가님이 듣고 본 것에다 픽션을 가미한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섬뜩하게 느껴졌다. 유희와 놀이를 즐기는 계층이 있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현실이라 생각했던 거다"고 설명했다.

직접 취재한 내용으로는 "클럽 MD, 마약 전담 검찰, 경찰분들은 제가 취재했다. 마약한 분들까지는 회피를 하셔서 만나지 못했다. 당사자보다는 담당했던 분들에게 얘기를 많이 들었다. 어둠의 세계에 있는 분들 취재하는 게 쉽지는 않더라. 그분들은 보통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친구가~'로 말씀해주시더라"고 털어놨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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