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대만 일방적 응원에 더 끓어올랐다" 분기탱천... 2루타→볼넷→도루 '클래스 증명' [대만 현장]
김도영은 13일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한국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동안 한국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대만 선발 린위민(21)을 상대한 김도영은 1회 초 첫 타석에서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이어 5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쳐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가면서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서는 곧바로 선취점을 안기는 일격을 날렸다. 0-6으로 뒤지던 한국은 4회 초 선두타자 홍창기의 볼넷과 송성문의 땅볼로 1사 2루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등장한 김도영은 2스트라이크를 먹고도 가운데 실투성 시속 145km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좌익수가 따라가봤으나 포기했고, 타구는 담장을 원바운드로 때리고 나왔다. 홍창기가 홈으로 들어왔고, 김도영은 2루까지 향했다.
이어 윤동희의 유격수 땅볼 때 3루로 진출한 김도영은 5번 박동원의 중견수 앞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도 추가했다.
이날 김도영은 4타석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 타선이 단 3안타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대만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한 가운데, 김도영은 유일하게 멀티출루를 달성하면서 클래스를 증명했다.
경기 후 김도영은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 저는 긍정적으로 느꼈다"면서 "선수들도 컨디션도 괜찮았고, 타자들도 몸만 무거웠을 뿐 컨디션도 다 괜찮아 보여서 다음 경기에 잘 할 것 같다"며 희망적인 반응을 보였다.
4회 적시타가 홈런이 되지 못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김도영은 "2스트라이크였기 때문에 일단 정확히 맞추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을 했다"며 "그리고 이제 그 다음 걸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6회 볼넷과 도루 상황에 대해서는 "(승패) 동률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코치님이 점수를 계속 뽑아야 한다고 말씀해주셔서 득점권에 나가는 걸 우선으로 했다"며 "몸은 가벼워서 앞으로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한 경기장을 찾아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 한국 팬들을 향해서는 "10개 구단 팬분들 중에 제일 열정적인 분들이 오신 것 같다"며 "파이팅 소리도 커서 감동 아닌 감동도 먹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해주시면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도영은 2024시즌 141경기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OPS(출루율+장타율) 1.067의 성적을 올렸다. 국내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은 무산됐지만,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올랐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프리미어12에서 주목할 선수'로 김도영을 꼽으며 "한국의 타선을 상대하는 모든 투수들을 위협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대만 야후 스포츠 역시 "전 세계 투수들은 김도영의 장타력뿐만 아니라 90%에 달하는 도루 성공률도 무시할 수 없다"며 호타준족의 면모를 언급했다.
김도영은 대만에 넘어온 후 좋은 감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10일 "훈련 때도 아주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12일 타이베이돔 적응훈련에서도 연신 담장 밖을 넘기는 타구를 날렸다.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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