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기업들 성과 배분할 때…주주친화적 문화 만들어야"

박동해 기자 2024. 11. 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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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IR]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
"단기적 주가 부양 아닌 근본적 경제 체질 개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후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4년 금감원·지자체·금융권 공동 홍콩 투자설명회(INVEST K-FINANCE: 홍콩 IR 2024)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금감원 제공)

(홍콩=뉴스1) 박동해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해외투자자들을 대면하는 자리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기업들이 주주들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관련 제도들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3일 오후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4년 금감원·지자체·금융권 공동 홍콩 투자설명회(INVEST K-FINANCE: 홍콩 IR 2024, 이하 홍콩 IR)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한국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주친화적 기업경영 문화 안착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인프라 구축 △경제 체질의 근본적 개선 등 3가지를 정책 지향점으로 두고 있다고 했다.

이 중에서도 이 원장은 그간 한국 기업들이 투자확대와 기술 혁신으로 성장을 이뤄온 만큼 이제는 그 결실이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제는 기업 성장뿐만 아니라 그 결실이 주주에게 고르게 배분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라며 "한국 금융당국은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원장은 두산밥캣 상장 추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최근 국내 투자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친 사건들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최근 쪼개기 상장 등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기업의 의사결정 사례가 발생했다"며 "과도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합병공시 및 합병가액 외부평가 기준을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권리에 대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높이고, 투자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결산 배당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원장은 또 최근 국내 정치권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공통의 목소리를 낸 것을 거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자본시장 인프라를 구축해 투자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체거래소(ATS) 도입을 통해 증시 인프라를 다양화해 투자자 편익을 제고했다"라며 "공매도 관련 부당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구축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투명한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원장은 국내 계좌가 없는 외국투자자들에게도 국채 거래를 용이하게 한 것과 법인식별기호(LEI) 인정 범위를 확대한 것, 영문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한 것 등을 소개하며 한국 정부가 해외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한국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대해 "단기적 주가 부양이 아닌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율공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우수기업에 대해 세제지원을 하는 등 정부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자발적 동참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공개 이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밸류업 지수'에 대해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ETF, ETN 등 밸류업 지수연계 상품 개발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원장은 "한계기업 상장폐지 심사 절차를 단축하는 등 상장제도에 대한 전반적 정비를 통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개회사를 마치며 "한국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면서 "서울·부산을 중심으로 한 한국 금융이 홍콩과 함께 아시아 금융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세계 시장에 함께 자리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홍콩 IR 행사는 한국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투자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금감원, 서울·부산시, 금융권이 공동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 원장을 비롯해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유형철 홍콩 한국 총영사와 투자사 관계자 등 230여 명이 참석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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