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랑이·여행비둘기·도도…‘사라진 동물들’ 화폭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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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동물과 도시의 마천루를 대비시켜 인간의 탐욕적 욕망을 화폭에 담아온 화가 장노아 작가의 새 연작이 나왔다.
김남윤 아미미술관 학예실장은 "이번 연작은 빼곡한 빌딩 숲을 이룬 메가시티를 현대 문명의 풍경으로 담아내면서 마지막 인류인 여자아이와 이미 멸종했거나 위기에 처한 동물이 작게 표현됐다"면서 "부서진 조각상을 더해 이처럼 찬란한 현대 문명 역시 언젠가 쇠락하여 '영화로웠던 과거'가 될 수 있음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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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동물 그려온 장노아 작가 새 연작 공개
당진 아미미술관에서 내년 3월까지 개인전
멸종 동물과 도시의 마천루를 대비시켜 인간의 탐욕적 욕망을 화폭에 담아온 화가 장노아 작가의 새 연작이 나왔다.
충남 당진시 ‘아미미술관’은 지난달 31일부터 장노아 작가 개인전 ‘노아의 탑’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 작가가 2014년부터 작업해 온 ‘미싱 애니멀스’(Missing Animals) 연작뿐 아니라 이번에 새로 공개하는 대형 연작 ‘풍경기억상실’(landscape amnesia)이 공개됐다.
장 작가는 지난 2014년 19세기 말까지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했지만 멸종한 여행비둘기(나그네비둘기)에 관한 기사를 접한 것을 계기로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미싱 애니멀스’ 연작에 담아왔다. 그는 당시부터 대홍수를 대비해 방주를 만들어 동물들을 태웠던 구약성경의 인물 ‘노아’에서 딴 예명을 사용해왔다.
다만 동물을 직접 큰 배에 태우는 대신 총 50여 점의 작품을 전시·출판으로 공개해 사라진 혹은 사라져 가는 동물의 사연을 전했다. 그의 ‘미싱 애니멀스’ 연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이미 멸종되었거나 멸종 위기를 맞은 동물과 소녀가 함께 있는 장면을 담음으로써 점점 더 살아갈 터전을 잃고 있는 동물과 미래 세대의 처지를 상징하는 작품들이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한겨레 애니멀피플에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 연재를 통해 해당 작품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새 연작 ‘풍경기억상실’ 또한 도시 빌딩과 소녀, 동물, 유물 등이 등장한다. 김남윤 아미미술관 학예실장은 “이번 연작은 빼곡한 빌딩 숲을 이룬 메가시티를 현대 문명의 풍경으로 담아내면서 마지막 인류인 여자아이와 이미 멸종했거나 위기에 처한 동물이 작게 표현됐다”면서 “부서진 조각상을 더해 이처럼 찬란한 현대 문명 역시 언젠가 쇠락하여 ‘영화로웠던 과거’가 될 수 있음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의 빌딩, 소녀와 동물, 유물이 각각 인류의 현재와 미래, 과거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연작명 ‘풍경기억상실’은 미국의 저명한 과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 ‘문명의 붕괴’에서 따왔다고 한다. 새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멸종한 새 도도, 한국호랑이, 여행비둘기,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숀부르크사슴 등이다.
이번 전시는 생태미술관을 지향하며 당진시 순성면 폐교를 개조해 2011년 개관한 아미미술관에서 내년 3월25일까지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아미미술관 누리집(amiart.co.kr)에서 볼 수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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