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도 잡아도 활개치는 ‘악질추심’… 올 피해 접수 58%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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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원 빚이 6000만 원으로 불었어요. 조카 사진 보여주며 '죽여버린다'고 협박하고."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30대 남성 A 씨의 휴대전화는 쉴새 없이 울렸다.
시작은 20만 원이었지만, 높은 이율에 빌리고 갚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상환액이 6000만 원으로 훌쩍 뛰었다.
사채업자들은 이 여성의 딸이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에게 연락해 "아이를 보러 가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가족들에게도 "평생 따라가 죽이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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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나체사진 협박 등 수법도 진화
경찰, 특별단속 연장·수사팀 설치
“20만 원 빚이 6000만 원으로 불었어요. 조카 사진 보여주며 ‘죽여버린다’고 협박하고….”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30대 남성 A 씨의 휴대전화는 쉴새 없이 울렸다. A 씨의 악몽이 시작된 것은 지난 7월, 투자 실패로 불법 사금융 업체에 손을 벌리면서부터였다. 시작은 20만 원이었지만, 높은 이율에 빌리고 갚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상환액이 6000만 원으로 훌쩍 뛰었다. 문제는 ‘가족, 지인 등 10명의 연락처를 제공해야 한다’는 대출 조건이었다. 대출 만기일을 지키지 못하자 대부업체 측은 카카오톡 방에 이들을 초대해 차용증을 보여주며 “돈을 갚지 않고 있다”고 망신을 줬다. 조카 사진을 보내면서 “죽여버린다”고 위협을 가하거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기까지 했다. 견디다 못한 A 씨는 지난달 서울의 한 경찰서를 찾았다.
이처럼 불법 사금융이 청년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층을 대상으로 피해를 양산하며 급속히 세를 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불법 사금융 피해는 27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65건) 대비 58% 급증했다. 9월엔 홀로 어린 딸을 키우며 속칭 ‘미아리텍사스촌’에서 일하던 30대 여성이 불법 사채업자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사채업자들은 이 여성의 딸이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에게 연락해 “아이를 보러 가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가족들에게도 “평생 따라가 죽이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불법 사금융이 활개 치면서 단속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경찰은 올해 1∼10월 불법 사금융과 관련해 1671건을 검거했고, 검거 인원은 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4%, 64% 늘어난 수치다. 환수된 범죄 수익도 169억 원으로 지난해의 4.6배에 이른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한 피해자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을 합성해 지인에게 유포하거나, 미리 받은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성 착취’ 불법 추심도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전국 시·도경찰청 및 경찰서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열어 서민 대상 불법 사금융에 대한 특별단속을 지시했다. 2022년부터 진행해 왔던 특별단속을 2025년까지 1년 연장하고, 시·도경찰청과 경찰서에 전담 수사팀도 설치하기로 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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