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파격지명 후폭풍..."악몽"·"최악" 혹평 세례

윤현숙 2024. 11. 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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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 장관으로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를 파격 지명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불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3일 CNN과 폴리티코 등 외신들은 헤그세스 지명에 전·현직 미군 관계자와 군사·안보 전문가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외신들은 세계 곳곳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군이라는 거대 조직을 이끌며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자리에 군사 정책 경험이 일천한 40대 예비역 소령을 앉히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직 미 국방부 관료는 폴리티코에 "사회적 정의에 대해 떠드는 것으로 알려졌을 뿐, 군 복무 이후 국가 안보에 대해 의미 있는 일을 한 적이 없는 인물이 만만치 않은 자리에 올랐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장관은 지루하고 어려운 일이고, 폭스뉴스에 나와서 거들먹거리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전직 관계자는 "헤그세스가 월마트를 경영한다고 하면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국방부 직원 수가 그 정도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국방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에릭 에덜먼은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심에 최고 가치를 부여했다"며 "최고의 기준은 'TV에서 얼마나 트럼프를 옹호했느냐'임을 보여준다"고 논평했습니다.

한 전직 4성 장군도 CNN에 "공통분모는 분명히 충성심"이라며 "노예적인 충성심은 위험하다. 지금까지의 인선을 보면 하나의 생각이 모두를 조종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CNN은 이밖에 여러 전직 군 고위 지휘관들이 "말도 안 된다", "빌어먹을 악몽" 등의 분노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고 전했습니다.

워낙 의외의 인물이 발탁되자 미 국방부 내부는 부랴부랴 헤그세스가 누구인지 알아보느라 분주해지기도 했습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그가 누구인지 거의 모른다"며 "인터넷에서 약력을 검색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직원들은 새 상사가 될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 맹렬히 구글을 검색하고 있고, 몇몇 나라의 외교관들은 헤그세스가 지명되자마자 그의 최신 저서를 주문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외부자들의 평가는 더 직설적입니다.

한 방위산업 로비스트는 "대체 이 XX는 누구냐"고, 다른 로비스트는 "트럼프답다"고 논평했습니다.

미국 '독립 재향군인회' 창립자인 폴 릭호프는 헤그세스 지명 직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역사상 가장 자격 없는 지명자"라며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지명이다. 이제 미국은 스스로 방비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신으로 싱크탱크 '전략 및 국제 연구 센터'에 재직 중인 맥스 버그먼은 "충격적이란 말로는 부족하다"며 "상원에서 헤그세스가 자격이 있는지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헤그세스가 실제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려면 미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합니다.

걸프전에도 참전한 미 해군 대령 출신인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은 이날 악시오스에 "어젯밤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상원 인준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대규모 조직에서 정책을 만들고 실행해본 경험이 자격 요건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애덤 스미스 하원의원도 "헤그세스는 국방부 정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해외의 동맹국들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마이크 라운즈 상원의원은 "그의 배경과 접근법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적재적소에 탁월한 인선을 해 왔다"고 일단 방어막을 쳤습니다.

또 다른 상원 관계자도 헤그세스가 상원 인준을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대척점에 서 왔던 애덤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헤그세스를 선택한 것은 가장 우습고 예측 가능하게 멍청한 짓"이라고 비꼬았습니다.

YTN 윤현숙 (yunh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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