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병원 구조 전환…의료사고, 필수의료는 중대 과실만 책임 물어
혁신 지불체계 도입…지역 환자, 지역 내에서 해결 유도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현장 의료진 사법적 불안 해소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정부가 2차병원을 포괄적인 역할을 하면서 허리 병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육성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은 지역 환자 건강 개선 정도에 따라 성과를 받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와 함께 환자 권익을 보호하면서 의료진이 의료사고 걱정 없이 진료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2차 의료 육성 및 일차의료 강화 검토 방향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방향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2차 병원 구조전환을 추진, 역할을 재정립한다. 다양한 질환·증상의 포괄성, 중증도, 수술역량, 적정 재원 일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허리 병원으로서의 2차 병원의 역할 재정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2차 병원의 구조전환 예시를 살펴보면 구조전환되는 2차 병원은 중증응급기능은 필수로 갖춰야 하며, △심장 △뇌 △고위험분만 △소아 △외상 중 1~2개 분야를 특화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물론 이 병원은 지역 내에서 대부분의 고난도 진료와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포괄적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중증수술, 중환자실, 응급수술 수가 인상 △24시간 진료 지원 유지 위한 정책 수가 적용 △성과 지원 △지역 가산 등의 육성 방안이 적용될 수 있다. 주변에 3차 병원(상급종합병원)이 없고, 2차급 병원이 지역 건강을 책임지는 비수도권 지역 병원부터 우선 지원한다.
또한 정부는 동네 의원이 단순 치료가 아닌, 지역 환자 건강 향상을 도모하는데 초점을 맞추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에 있는 환자군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건강이 개선됐는지 확인하고 돈을 더 주는 방침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통해 묶음 수가, 건강개선, 환자 만족도 등에 따른 성과 보상 등 혁신적 지불체계 도입 기반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더불어 협력 기관 간 환자 만족도 제고, 환자의 건강성과 개선 등에 기초한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연계협력기관 전체 단위로 수행해 기관 간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체제를 단계적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필수의료 의료사고, 중대 과실 유무 판단해 기소하기로
위원회는 환자 권익을 보호하면서 의료진이 의료사고 걱정 없이 진료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의료사고 수사 초기부터 의료감정 결과에 바탕으로 필수의료 여부와 중대한 과실 유무를 판단하는 (가칭)‘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의료사고 수사에 대한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필수의료는 중대한 과실 중심 기소 체계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한 과실의 판단도 수술 부위 착오, 수혈·투약 오류 등 명백한 중과실 유형은 법률에 예시로 규정하되 개별 사건의 중대 과실 여부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 판단을 기반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사고심의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수사절차와의 연계 등을 특위 산하 ‘의료사고 안전망 전문위원회’에서 구체화하고 중대한 과실 중심 기소 체계 전환을 위한 법제화 방안 등을 연내 특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노연홍 위원장은 “지역·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2차 병원들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육성 및 지원을 강화하고 일차의료 체계를 혁신해 의료전달체계의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 수가 신설 및 지역 협력체계 구축 등 합리적 유인 구조 설계 및 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의료사고로 인한 잦은 민·형사상 소송과 장기간 수사는 환자, 의료진 모두에게 큰 고통이었으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쟁점이 많아 개혁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의료개혁 특위에서는 환자, 의료계 의견과 해외사례 등을 심층 검토해 연내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방향과 구체적 입법계획 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치영 (cya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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