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1월 모의처럼' 가벼운 옷차림 수험생들 표정엔 긴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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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7시, 울산광역시교육청 제28지구 23시험장 울산여자고등학교 교문 앞.
시험장 교문을 들어가는 수험생들 대부분은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고3 보다 일찍 나와 시험장을 지킨 교사들, 교문까지 동행한 학부모들은 수험생을 안아주며 마음을 풀어주었다.
신선여고 3학년 수험생을 시험장에 들여 보낸 언니와 어머니는 30분 동안 학교 담벼락을 지키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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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공부한대로, 모의고사 준비한대로 수능시험 치를 터"
시험장 지킨 교사, 교문까지 동행한 학부모들 안아주며 응원
5년째 울산여고 학교지킴이 "마음 굳어 있는 듯, 다 자식 같아"
14일 오전 7시, 울산광역시교육청 제28지구 23시험장 울산여자고등학교 교문 앞.
수험생들을 태운 차량들이 줄줄이 도착했다.
아침 최저기온 10도. 쌀쌀한 아침 공기를 가르는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시험장 교문을 들어가는 수험생들 대부분은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하지만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졸업생, 이른바 n수생 지원자가 2004학년도 이후 21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수험생들은 애써 긴장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했다. 하나 같이 '11모'를 되새겼다.
수능은 11월 모의고사다.
울산여고 3학년 김하은 학생은 "약간 긴장되기도 하지만 그동안 공부한대로, 평소 모의고사를 준비한대로 수능을 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에서 중어중문학과를 전공하고,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고3 보다 일찍 나와 시험장을 지킨 교사들, 교문까지 동행한 학부모들은 수험생을 안아주며 마음을 풀어주었다.
이경숙 신선여고 교장은 혼자서 '보여주세요! 당신의 숨은 실력을! 수험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교사들은 다른 시험장으로 갔다. 다들 흩어져서 제자들을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소수로 응원하는 사정은 비슷하다는 것.
코로나 이후 수능 응원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며 어제 학교에서 출정식을 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경숙 교장은 "예전처럼 떠들썩한 응원 문화가 사라고 있다"면서 "번잡하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수능을 치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한 실력을 잘 발휘했으면 좋겠다. 수능도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과정인데 바라던 꿈과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길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신선여고 3학년 수험생을 시험장에 들여 보낸 언니와 어머니는 30분 동안 학교 담벼락을 지키고 서 있었다.
시험장 자리에 앉은 딸이 혹시 챙기지 못한 준비물이 있으면 전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울산여고 3학년 지유진 학생의 어머니 허선아씨는 "딸이 12년 동안 고생했는데 떨지 않고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유진이가 마지막까지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딸이 좋아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도시락을 준비했다.
김태철(72)씨는 이날 유일하게 교문 안에서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그는 5년째 울산여고 학교지킴이로 근무하고 있다.
김씨의 딸과 며느리 모두 울산여고 출신이다.
그는 매일 같이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지켜봤지만 오늘 만큼은 '다른 날'이라고 했다.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김씨는 "평소 등하교길에서 농담을 주고받으며 편하게 인사를 주고 받던 아이들인데 오늘은 몸과 마음이 굳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시집 장가 보낸 아버지로 수험생들이 다 자식 같아 보인다"며 "인생에 한 번 있는 중요한 시험을 치른다고 하니깐 힘을 보태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김씨는 "잘 쳐" "화이팅" "힘내"라며 수험생들을 다독였다. 굳은 마음이 풀어지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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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BS 반웅규 기자 bangij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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