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 계약 해지' 꺼내든 뉴진스, 이미 소송 준비 들어갔나 [IZE 진단]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11. 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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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어도어

그룹 뉴진스가 '전속 계약 해지'를 언급하며 하이브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결국 민희진 전 대표를 대표 자리에 복귀시키라는 것이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다. 결국 이러한 요구 역시 소송을 위한 준비 과정일 수도 있다. 

가요계에 따르면 뉴진스는 13일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김민지, 하니 팜,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 등 멤버 다섯 명의 이름으로 발신한 내용증명에는 어도어의 전속계약 위반사항이 정리되어 있었다. 멤버들은 "이 서신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 사항들을 모두 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뉴진스는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복귀도 함께 요구했다. 사실상 가장 핵심적인 요구다. 뉴진스는 "뉴진스가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2024년 3월까지 즐겁고 행복하게 활동했던 그때의 어도어로 돌려 놓으라. 민 전 대표와 함께 앞으로 보여줄 음악과 무대, 새롭고 창의적인 활동들로 꿈에 부풀어 있던 뉴진스가 그립다"라고 전했다.

뉴진스가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청한 건 처음이 아니다. 뉴진스는 지난 9월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다. 그러나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사내 이사직을 보장하면서도 대표직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뉴진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민 전 대표 역시 대표직 복귀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며 뉴진스·민 전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갈등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들이 민 전 대표의 복귀를 다시 한번 언급한 이유는 법원을 통한 민 전 대표의 복귀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뉴진스의 요구와 별개로 민 전 대표는 자신을 어도의 대표이사로 다시 선임하라며 하이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법원은 민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지난 5월 하이브의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막아달라고 냈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였다. 뉴진스와 민 전 대표의 가장 큰 요구사항이었던 민 전 대표의 복귀가 불발되자 뉴진스가 이를 다시 언급한 것이다.

/사진=스타뉴스 DB

요지부동인 하이브를 상대로 뉴진스 역시 강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뉴진스는 "예전처럼 어도어의 경영과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민 전 대표가 담당하도록 해 달라. 이 서신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말씀드리는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 사항을 모두 시정하라. 어도어가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처음으로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던 라이브 방송에서도 뉴진스는 14일이라는 시한을 제시했다. 다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하이브와 싸우지 않기 위한 방법'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바탕으로 혹시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을 뿐이다.

첫 번째 요구에서 전속 계약 해지를 추측할 수 있는 단서가 담겨있었다면 이번 요구에서는 직접적으로 전속 계약 해지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그만큼 뉴진스 입장에서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하이브 입장에서 이를 수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하이브는 모든 산하 레이블이 경영과 프로듀서를 분리하기를 원하고 있다. 어도어만 예외로 삼을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지난 4월부터 민 전 대표와 갈등이 이어지며 수많은 민형사상 법적 문제가 얽혀있다. 

/사진=하이브

뉴진스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가능성이 낮음에도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한 뉴진스는 이미 소송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도 있다. 뉴진스는 민 전 대표의 복귀와 함께 다양한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그중 하나는 최근 국정 감사에서 드러난 하이브 내부 문건 '음악 산업 리포트'에 담겨있던 내용에 대한 것들이다. 음악 산업 리포트에는 "하이브가 뉴(뉴진스)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는데 뉴진스는 "'뉴진스를 버리라'고 지시한 인물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된 위법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조치를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뉴진스는 하니에게 '무시해'라고 발언한 매니저의 공식적인 사과, 동의 없이 노출되어 사용된 영상과 사진 등의 삭제, 음반 밀어내기로 뉴진스가 받은 피해 파악과 해결책 마련,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과의 분쟁과 이로 인해 기존 작업물이 사라지는 문제 해결, 뉴진스의 고유한 색깔과 작업물을 지킬 것 등을 함께 요구했다.

뉴진스 입장에서 어도어가 이러한 요구 사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신뢰 관계 파탄을 주장할 수 있다. 소속사와 아티스트간의 전속계약 분쟁에 있어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 중 하나가 신뢰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이 됐는지 여부이며 그 귀책 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이다. 그럴 리 없지만 만약 하이브가 요구를 들어준다면 좋고 아니더라도 추후 재판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강하게 나왔다는 의미다. 

어도어는 뉴진스의 이같은 요구에 "아직 회사로 내용 증명이 도착하지 않아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뉴진스 멤버들은 수능날인 14일 팬소통 플랫폼을 통해 "혹시 몰라서 우리를 걱정하지 말아라! 각자 인생에 중요한 단계가 온다고 생각하고 하필 우리는 그냥 시간이 겹칠 뿐"이라며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2주라는 기한을 제시한 뉴진스가 전속 계약 해지라는 마지막 카드를 실행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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