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5년짜리 韓정부, 저출산·고령화 문제 '폭탄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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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3일(현지시간) 한국 사회에서 심화하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미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소장 신기욱)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를 주제로 가진 특별 초청 강연을 통해 "이 문제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으며 이제 한계가 온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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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해소 등 5가지 정책방향 제안…"공존 정치로 극복해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3일(현지시간) 한국 사회에서 심화하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미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소장 신기욱)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를 주제로 가진 특별 초청 강연을 통해 "이 문제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으며 이제 한계가 온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폭탄 돌리기' 이유에 대해 "5년짜리 단임 정부는 인기가 없고 임기 중 실적을 보이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한국 경제는 물론, 민주주의마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서구 언론에서는 일본과 같은 장기 경제 침체가 다른 국가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일본화'(Japanification)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한국화'(South Koreanification)라는 용어가 등장했다"며 "이는 빠른 저출산 속도와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한국의 인구 문제를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는 젊은층과 노년층의 세대 갈등을 증폭하고 불평등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출산율과 관련해 "세계 최저 수준으로, 경제적 불안과 주거비, 육아비용 등 구조적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전통적인 가족 가치보다 자기실현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출산 장려 정책을 넘어 성평등, 일과 삶의 균형, 다양한 가족 모델을 수용하는 등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에 대해서도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높은 노인 빈곤율과 함께 전통적인 가족 지원 체계의 붕괴로 사회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기초연금을 확대하고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해 노인 빈곤을 완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창의적' 사회적 합의를 수반한 연금 개혁을 통해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5가지 정책 방향도 제안했다.
그는 "일자리·주거·교육 분야에 걸친 불평등 해소가 필수적"이라며 "구체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여 젊은 세대가 안정적인 수입과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집값과 교육 격차를 줄여 젊은 부모가 자녀 양육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등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한 성평등 사회 구축, 이민 사회를 위한 개방적 민족주의로의 전환도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혁신과 개방성을 위해 공화적 포용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불평등과 민주주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치가 공존의 정치로 극단적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정치가 장기적 정책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 가능한 국가 역량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하게 믿으며, 궁극적으로 우리의 민주적 역량은 사회적 타협을 도출하고 이러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능력에 비례해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정치가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우리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이 과제들을 외면하지 말고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고 합의를 이뤄나가자는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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