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 열리면 중국 테이블엔 누가 앉을까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대외무역 분야 핵심 관료들을 블룸버그통신이 14일 소개했다.
통신은 "트럼프 정부의 귀환으로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가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 측 협상 테이블에 앉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키맨'들로 5명을 꼽았다.
먼저 최근 중국 경제 정책의 '실세'로 꼽히며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분류되는 허리펑(何立峰·69)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이다.
현재 대미 경제·무역 문제에 관한 중국 측 책임자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미중 무역전쟁' 당시 전면에 나섰던 류허 전 부총리의 후임이다.
당시 실전에 투입되지는 않았으나, 중국 최고 경제기구에서 일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는 중국 측 전략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게 됐다고 통신은 짚었다.
시 주석과는 1980년대 중국 7대 경제특구 중 하나인 해안도시 샤먼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다음으로는 무역 관련 사무를 총괄하는 왕원타오(王文濤·60)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있다.
왕 상무부장은 금융중심지인 상하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쇠락한 북동부 공업지역인 '러스트 벨트'처럼 헤이룽장성, 윈난성 같은 험지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과 무역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주요 요인인 중국 전기차 산업 관련해 "중국산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을 지배한 것은 과잉 생산과 정부의 지원 때문이 아닌 기술 혁신과 선진화된 공급망, 치열한 경쟁 덕"이라고 주창해왔다.
외국기업의 대중 투자 활성화를 위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기업 수장들과도 만났었다.
미중 무역전쟁 1라운드에 '참전'했던 왕서우원(王受文·58)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장관급)도 빼놓을 수 없다.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도 유명한 그는 긴장감이 흐르던 양국 무역협상 진행 당시 "중국은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전에 상무부에서 북미 업무를 총괄했었으며, 현재는 마리사 라고 미국 상무부 차관과 '미중 차관급 워킹그룹 회의'를 공동 주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미국 측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판궁성(潘功勝·61) 중국인민은행장도 주목했다.
그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를 극복하고 60조달러(약 8경4천조원) 규모의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영어도 유창한 판 은행장은 은행사무와 환율 등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해 '해결사'라는 평판을 얻었으며, 중국 국영은행들에서 풍부한 경험을 축적했다.
그는 지난 9월 침체에 빠진 중국 경제를 활성화하는 대책의 일환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는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위안화 약세를 감수하고 대외 수출경제를 촉진할지, 또 그렇게 한다면 그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와 관련한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이라고 통신은 짚었다.
마지막 인물은 이 중에서 가장 젊은 랴오민(廖岷·55)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무역협상의 중국 측 핵심 멤버였던 랴오 부부장은 당시 류허 부총리의 보좌관 역할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영어 구사가 유창한 그는 중국 국영은행과 금융기관 감독기구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이들 5인방 외에도 자오천신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과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차관) 등도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언급했다.
특히 마 외교부 부부장은 차기 외교부장(장관)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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