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엘시티 관광·컨셉트 부지, 일반 상가로 용도 변경

아트시설·박물관 자리에 병원·편의점
부산도시공사가 이행보증금 몰취 후 조성 의무 사라져…상인 반발

해운대 바다에서 본 엘시티 [촬영 조정호]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해운대 엘시티 관광·컨셉트 시설 용지가 일반 상가 분양을 위한 용도변경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14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시행사인 '엘시티PFV'가 엘시티 내 관광 컨셉트 부지에 대해 용도변경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반 상가로 분양하기 위해 해당 부지 일부분에 대해 용도변경을 시작했고, 실제로 몇 개 부지는 용도 변경된 상태다.

부분적으로 이뤄져 전체적으로는 얼마나 변경이 이뤄졌는지는 파악이 힘든 상태다.

'영화 체험 박물관'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던 엘시티 상가동 2층에는 아동병원이 입점했다.

이곳에는 당초 패션, 캐릭터, 게임, 피규어, 애니메이션, 대중문화 상품과 관련한 공간이 만들어져 관광객을 모으는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상가동 3층 '아트 갤러리 전시 판매 시설'이 예정됐던 곳에는 현재 편의점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엘시티는 2006년 '사계절 관광 리조트'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지만 2019년 완공될 때까지 사업자에게 돈이 되는 주거시설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관광시설이 조성되지 않았다.

이에 2019년 지역 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나오자 부산도시공사가 2019년 엘시티와 관광·컨셉트 시설을 신속하게 조성하기로 하는 협약서를 맺었다.

협약서상에 조성하기로 한 시설은 워터파크 (3만㎡), 테마파크(익사이팅 파크, 영화 체험 박물관, 해양 화석 도서관, 아트 갤러리), 메디컬 스파(1만㎡) 등이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은 워터파크 조성 등 일부 외에는 지켜지지 않았고, 2020년 말 부산도시공사는 110억 상당의 이행보증금을 몰취했다.

이행보증금 몰취로 시행사 측은 관광 컨셉트 시설을 조성할 법적 의무는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기존에 상가를 분양받은 상인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상가동 한 관계자는 "분양을 홍보할 당시에 사계절 체류 관광시설을 만들어서 관광객들을 모아준다고 말했는데, 이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분양자들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이라면서 "시행사가 용도 변경을 통해 얼마나 이득을 얻는지 시민들이 지켜보고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시티 측은 "저희도 관광 콘셉트 시설 유치를 위해 큰 노력을 했고, 실제 전망대와 워터파크를 개관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면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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