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마주 앉고도 엇갈린 시선…일치된 단 하나 '중국'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11. 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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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마주앉았다.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4일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인용해 13일(미국 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정권교체 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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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쟁, 10~30년 후 세계 어떤 모습일지 정의할 것...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4.11.14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마주앉았다. 화기애애한 가운데서도 거의 대부분 핵심 국정이슈에서 이견을 보였지만, 거의 유일하게 의견 일치를 이룬 내용은 "중국과의 경쟁이 다음 미국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4일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인용해 13일(미국 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정권교체 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설리번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전략적 차원에서 살펴볼 때 중국과의 경쟁은 앞으로 10년, 20년, 30년이 지난 시점에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를 정의할 것"이라며 "그래서 중국과의 경쟁은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의견을 공유했다.

실제 미중경쟁은 전세계의 정치·경제적 이슈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무역규제는 동북아는 물론 유럽 경제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친미진영으로부터 고립된 중국이 남미와 아프리카로 손을 뻗치면서 전통적인 국제사회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바이든은 "(미국의) 경쟁자와 적대자들은 정부가 바뀌는 시기를 기회로 볼 것"이라며 "정부가 교체되더라도 미국과 중국 간 관계는 안정성, 명확성, 예측가능성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모든 레벨, 특히 군사부문 간 레벨의 의사소통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를 오는 16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와 바이든 간 회동은 주로 트럼프가 질문하는 형태로 이뤄졌고 두 사람 간에는 이견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은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중요 국가 안보 및 국내정책 문제를 논의했으며, 트럼프가 자세한 질문 세트를 들고왔고 의견에 많은 엇갈림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에 대해서도 이견을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며 "러시아와의 전쟁은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선 이에 대해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받아들일 수 없는 휴전안을 강요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는 회동 직후 현지언론에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나는 바이든의 의견을 물었고, 그는 나에게 의견을 말해줬다"며 "중동 문제에 대해서도 역시 견해를 물었고, 그는 내게 의견을 줬다. 대화는 매우 호의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편 4년 전 바이든 당선 당시 현직이던 트럼프는 패배에 승복하지 않고 바이든을 백악관으로 초대하지 않았었다. 반면 바이든은 트럼프를 초대하고 승리를 축하하며 "원활한 이양을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정치는 어렵고, 많은 경우 세상은 좋은 곳이 아니지만 오늘만은 세상이 좋은 곳으로 느껴진다"며 "이양은 최대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 점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마주앉았지만 차기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워싱턴의 초대를 거부하고 질 바이든 현 대통령 부인을 만나지 않았다. 질 바이든 영부인은 도착한 트럼프 편에 멜라니아를 향한 축하 편지를 직접 전달했다. 또 영부인 관련 팀 역시 정권 교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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