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마" 울산서도 부모·후배 격려·응원 속 시험[2025수능]

구미현 기자 2024. 11. 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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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앞 수험생·학부모 긴장감…시장도 교육감도 응원 나서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여자고등학교 정문앞에서 학부모가 수험생자녀를 포옹하고 있다. 2024.11.14.bbs@newsis.com.


[울산=뉴시스]구미현 박수지 기자 = "엄마 걱정하지마. 잘 하고 올게"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3일 오전 7시 30분 울산시교육청 제28지구 제22시험장이 마련된 신정고등학교 정문 앞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하나 둘씩 이어졌다.

교문 밖 문수로 도로 변에 한 줄로 이어진 차량에서 내린 수험생들은 학부모들의 응원을 뒤로한 채 시험장으로 묵묵히 걸어갔다.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아침 최저기온은 10도로 다소 쌀쌀한 탓에 수험생들은 후리스, 점퍼 등으로 무장했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오는 등 저마다 편한 복장으로 시험장을 찾았다. 긴장을 풀기 위해 헤드폰을 쓰고 시험장으로 들어오는 수험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수능 시험장 앞은 예전과 달리 시끌벅적한 응원전은 없었다. 선배들을 응원하러 나온 후배들은 삼삼오오 모여 조용하지만 진심을 다해 응원했고, 한 대형교회에서는 핫팩을 나눠주며 수험생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제28지구 제22시험장 신정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수험생들에게 응원의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14. (사진=울산시교육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천창수 울산시교육감도 이날 신정고등학교를 찾아 수험생들 응원에 나섰다.

천 교육감은 '응원해요. 모든게 다 잘될거야'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고사장을 찾는 수험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시험을 잘 보라고 응원했다.

수험생들을 교문 안으로 들여 보낸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학부모들도 상당수였다.

입을 꾹 다물고 하염없이 교문 안을 들어서는 아들의 뒷모습을 지켜본 김은희(62·여)씨는 "마흔 둘에 귀하게 얻은 아들이 다 커서 수능 시험을 본다고 하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평소대로만 해주고 오면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교문이 닫힐 때 까지 손을 모아 기도했다.

고3 수험생 유승윤 군 할머니는 "잘 하고 오라"며 손자의 등을 두드리다 끝내 말을 잊지 못했다. 시험장 안으로 손자가 사라진 후에도 붉어진 눈시울로 한참을 바라보며 두손 모아 기도를 올렸다.

수험생 이주영(19)군은 "수시로 대학에 합격할 수 있도록 최저 등급을 넘기는 게 목표"라며 "아는 것은 절대 틀리지 말자는 심정으로 시험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여자고등학교 정문앞에서 김두겸시장과 시청 직원들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4.11.14.bbs@newsis.com.


제28지구 제23시험장인 울산여자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울산시의 마스코트 '해울이'가 수험생을 맞이했다.

김두겸 시장 등은 '너희들을 믿는다. 시험 잘봐!', '콕! 찍어도 정답', '너의 능력을 믿어봐' 등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응원전에 동참했다.

선배들의 기운을 받기 위해 시험장을 찾은 고2 학생들도 있었다.

임수미(울산여고 2학년) 양은 "1년 뒤 있을 수능에 동기부여를 받고 싶어서 시험장을 찾았다"며 "간호학과를 목표로 공부 중인데 직접 시험장에 와보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수연(울산여고 2학년) 양은 "휴교였지만 아침 일찍부터 눈이 번쩍 떠졌다"며 "선배들의 기운을 받아 목표하는 화학공학과에 반드시 진학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은 후배들의 열띤 응원전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선생님들이 교문 앞을 지키며 수험생들에게 힘을 보탰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자 "쌤이다!" 하면서 웃어보이기도 했다.

이경숙 신선여고 교장은 "올해 수험생들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부한 학생들인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 힘든 순간을 잘 이겨왔다"며 "수능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들이 기대하는 만큼 최고의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4년째 울산여고에 근무하고 있는 배움터 지킴이도 수험생 한 명 한 명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배움터 지킴이 김태철(72)씨는 "딸아이부터 며느리까지 모두 울산여고 출신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모두 자식 같다"며 "평소보다 학생들 얼굴이 많이 굳어 보이는데, 조금이라도 긴장이 풀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27개 시험지구에서 오전 8시 40분 일제히 수능 시험이 시작됐다. 응시자는 1만638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parks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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