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틀 전 혈액암 진단…"시험 볼 수만 있게" 부모 간절함에 병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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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현재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불과 이틀 전 혈액암으로 진단받은 수험생이 병원 특실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은양의 어머니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신경 써주신 의료진들과 병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수능 시험을 볼 수 있게 돼 감사드리며, 수녀님들이 오셔서 기도해주신 만큼 치료 후 건강하게 퇴원해 원하는 학교에도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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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현재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불과 이틀 전 혈액암으로 진단받은 수험생이 병원 특실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입원 특실 병실에서 여학생 가은(가명)양이 시험을 보고 있다.
평소 건강하게 지냈던 여학생 가은이는 기침이 멈추지 않아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큰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는 소견에 최근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영상 검사 결과 좌우 양쪽 폐 사이의 공간인 종격동에 종양이 보여 조직 검사를 진행했는데, 검사 결과 '종격동 림프종'으로 진단받았다. 림프종은 국내 가장 흔한 혈액종양으로, 림프계 조직에 있는 림프구가 악성으로 변하는 종양이다.
가은양은 영어·스페인어 등 언어에 관심이 많아 외국어 교육에 특화한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 후 1년을 더 준비했던 터였다. 가은양은 올해 시험을 꼭 치르고 싶었다. 하지만 감염 위험으로 의료진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는 하루 외출이었고, 서울에서 집인 경상남도까지 다녀올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에 이어 치열하게 준비한 시험을 포기해야 할 안타까운 상황을 환자 면담을 통해 접한 병동 UM 윤선희 간호사는 "시험을 못 보면 희망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딸의 뜻대로 시험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보호자의 얘기가 마음에 남았다. "수능시험에 임해야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는 희망도 생길 것이고, 이후 전반적인 치료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는 말에 몇 해 전에도 병원에서 수능을 치렀던 환자가 있었다는 기억을 떠올렸다.
유관부서들에 문의하고 교육청의 협조를 통해 가은이를 위한 시험장 준비가 시작됐다. 병원은 교육청이 요구하는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수험생인 입원환자가 시험을 볼 독립된 병실 공간과 시험 감독관들이 시험 준비 및 대기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있는 21층 특실을 준비하는 등 행정 절차를 진행했다.
의료진은 가은양이 수능 시험 후 바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절했다.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신체적으로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수능 전까지는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주치의 혈액내과 민기준 교수는 "건강한 수험생도 수능시험은 큰 스트레스인데, 어려운 상황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시험에 도전하는 가은이를 응원한다"며 "시험 후 치료도 잘 마쳐 원하는 대학의 건강한 새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가은양의 어머니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신경 써주신 의료진들과 병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수능 시험을 볼 수 있게 돼 감사드리며, 수녀님들이 오셔서 기도해주신 만큼 치료 후 건강하게 퇴원해 원하는 학교에도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 충실하게 생활했다는 가은양은 대학 입학 후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대학교 축제에서 열리는 공연에 가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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