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막심…대한항공 급한 불 껐다
대한항공은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외국인 공격수를 교체했다. 지난 시즌 ‘통합 4연패’에 도전하던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고민이 컸다. 기존 ‘주포’였던 링컨 윌리엄스가 허리 부상에 시달렸고, 대체 영입한 무라드 칸의 기량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1위로 챔프전에 직행했지만, 무라드의 기량과 기복은 불안요소였다. 결국 대한항공은 무라드를 방출하고 왼손잡이 아포짓스파이커 막심 지갈로프를 영입했다. 대한항공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막심은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과 챔프전 3경기에서 52득점을 기록하며 ‘단기전 해결사’로 날아올랐다. 대한항공은 3경기 만에 챔프전 마침표를 찍고 4연속 정상에 올랐다.
막심과의 인연은 이대로 끝나는 듯했다. 대한항공은 올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지명했다. 요스바니는 지난 시즌 삼성화재 소속으로 득점 1위(1068점), 서브 1위(세트당 0.546개)를 기록한 남자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다. 국내 선수 뎁스가 탄탄한 대한항공에 요스바니까지 합류한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개막 초반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주춤했다. 요스바니까지 부상 명단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쳤고, 견관절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았다. 복귀까지 6~8주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의 공백을 대체할 선수를 물색했고, 이번에도 막심을 선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리그에서 뛰던 막심과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 계약을 했다”며 “지난 시즌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 전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소방수’ 막심은 급한 불부터 껐다.
대한항공은 1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20-25 25-21 25-16)로 승리했다. 앞서 5일 우리카드전에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던 대한항공은 연패의 늪에 빠지지 않으며 2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승점 14점(4승3패)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현대캐피탈(5승1패·승점 14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막심은 이날 블로킹 3개 포함 양 팀 최다 21득점을 기록했다. 범실도 8개로 적지 않았지만, 큰 흠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재회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면 더 안정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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