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대상’ 받은 도박 사이트…IT 기업 행세, 전용앱·전자결제도

주성미 기자 2024. 11. 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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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실한 정보기술(IT) 기업 행세를 하며 전용 앱과 전자지급결제대행(PG·피지)사까지 설립해 4조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로 정보기술 기업체 대표 ㄱ(40대)씨 등 운영진 13명을 구속하고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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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 등 일당 검거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도박자금 충전(송금) 전용 앱을 개발하기 위해 세운 정보기술(IT) 회사가 ‘2022 소비자만족대상’을 수상하는 모습. 울산경찰청 제공

건실한 정보기술(IT) 기업 행세를 하며 전용 앱과 전자지급결제대행(PG·피지)사까지 설립해 4조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로 정보기술 기업체 대표 ㄱ(40대)씨 등 운영진 13명을 구속하고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가운데 23명에 대해서는 범죄단체조직죄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들은 2019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필리핀과 태국, 캄보디아 등 국외 3곳과 경기도 부천·인천 청라 등 국내 2곳에 사무실을 차린 뒤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대포통장으로 도박자금을 송금받는 방식의 기존 불법 도박 사이트와 달리, 이들은 전용 앱과 피지사를 통해 도박자금을 충전(송금)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22년 초 서울에 앱 개발사와 운영사, 피지사 등 기업체 3곳을 설립·운영하면서 피지사가 필요에 따라 만들어내는 수만개의 가상계좌를 대포통장 대신 범죄에 이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 계좌로 경찰 수사와 자금 추적, 다른 조직의 협박 등 문제가 계속 생기자 골머리를 앓던 이들이 회사를 설립해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원활한 운영을 위해 피지사 등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직원도 영입했다”고 말했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정보기술(IT) 회사를 설립·운영하면서 개발한 도박자금 충전(송금) 앱. 울산경찰청 제공

이 회사는 간편 송금 플랫폼을 개발해 소비자만족대상, 대한민국 가치경영대상을 받고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았다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이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한 ‘딥 페이크’ 기술로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하는 유튜브 방송, 무작위로 발송하는 문자메시지, 배너 광고 등을 통해 약 13만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에는 청소년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려 구속된 저축은행 전 직원도 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07명을 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에서 한 달 평균 900억원, 지난 4년여 동안 4조원 이상의 도박자금이 오간 것으로 파악한다.

이들은 은행에서 현금 인출이 비교적 쉬운 상품권업자로 위장해 범죄 수익금을 현금화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암호화폐 등으로 보관했다. 경찰은 이들의 부동산, 차량, 예금 등 100억원 상당을 추징 보전했으며, 나머지 자금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수도권 지역 조직폭력단체가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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