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낭만 치사량, 포드 머스탱 GT

김성환 2024. 11. 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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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리티지와 현대적 감각의 절묘한 조화
 -강력한 출력과 후륜구동, 사운드 인상적
 -이성보다는 감성의 본질 접근한 스포츠카

 자동차를 바라볼 때 이성적 접근과 감성적 접근으로 나뉜다. 실생활에 적합한 구성과 연료 효율, 가성비 등이 이성적 접근이라면 디자인과 퀄리티, 오감을 만족시키는 부분이 감성적 접근이다. 포드 머스탱 GT는 감성 영역에 집중한 차다. 60년이 넘는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수 많은 마니아를 양성하며 꿈과 낭만을 심어줬다. 7세대로 돌아 오신 신형은 이러한 감성 포인트를 절정으로 가져가며 전동화 전환 시대의 내연기관 향수를 불어넣는다.

 ▲디자인&스타일

 외관은 머스템의 정체성을 단번에 드러낸다. 두툼한 보닛과 선굵은 캐릭터 라인 각 잡힌 루프와 트렁크, 근육질 팬더까지 상남자 미국 머슬카의 향기를 온전이 드러낸다. 첫 인상은 예전 6세대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만큼 전체적인 실루엣은 비슷하지만 세부 요소를 다듬어 신형다운 맛을 살렸다. 헤드램프 크기가 작아졌고 3분할 형식으로 표현해 명확한 인상을 준다. 턴시그널 타입 방향지시등과 웰컴 세레머니도 센스 있는 구성이다. 거대한 그릴과 범퍼 공기 흡입구를 비롯해 본닛에도 별도의 에어 덕트가 뚫려있다.

 강한 심장에 열을 식히기 위한 최적의 구성으로 보인다. 튼튼해 보이는 휠과 접지력 좋은 타이어, 안쪽을 채우고 있는 빨간색 브램보 브레이크 캘리퍼 역시 환상 조합이다. 앞바퀴 뒤에는 차의 성격을 알 수 있는 5.0 배지를 붙였고 길고 두툼한 도어가 쿠페다운 멋을 살린다.

 뒤는 시그니처 포인트로 자리 잡은 3개의 두꺼운 리어램프가 인상적이다. 반을 접어 놓은듯한 모습이며 FTA조합에 맞춰 순차 점등 되는 빨간색 방향지시등도 신선하다. GT 엠블럼과 함께 울림통이 상당한 쿼드 배기 시스템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실내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훌륭하다. 먼저, 헤리티지 요소다. 길쭉한 변속레버와 사이드브레이크는 정통 스포츠카를 표방한다. 물론, 전자식으로 모양만 수동 느낌을 냈지만 충분히 멋있다고 생각한다. 송풍구와 조수석 대시보드 장식, 도어 패널 디자인 등 어딘가 모르게 투박하지만 이것 또한 머스탱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면 멋있게 보일 정도다.

 이번에는 현대적인 요소다. 가장 대표적으로 12.4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과 13.2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꼽을 수 있다. 커브드 형태로 크기가 상당해 보는 맛이 있으며 안쪽을 채우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더욱 화려하다.

 언리얼 3D 엔진 기반으로 게임 그래픽 수준에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주행 모드를 바꾸거나 컬러 조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계기판은 예전 80년대 머스탱을 재현한 단순하면서도 야광 컬러의 모드를 지원하는데 감성 요소로 최고다. 물리 버튼은 최소화했다. 직관적으로 필요로 하는 몇 가지 버튼들만 있을 뿐이다. 한가지 인상적인 건 머스탱 로고의 말 모양 버튼이다. 마이 머스탱 모드로 들어가는데 운전에 즐거움을 주는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시트는 다소 아쉽다. 면적은 상당하지만 몸을 잡아 주는 능력이 부족하다. 고성능 스포츠카 성격을 감안하면 볼스터 기능을 보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디자인도 평범해 마치 덩치 큰 미국 사람들이 앉을 만한 커다란 쇼파처럼 보인다.

 2열은 넓지 않다. 단거리 이동 시 가끔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며 평상시에는 가방이나 짐을 놓는 공간으로 보는 게 더 맞다. 반면, 트렁크는 기대보다 좋다. 열리는 면적이 크고 안쪽으로 깊숙해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 한다.

 ▲성능
 차의 성향을 논하기 전에 가장 먼저 감동 받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사운드다. 훌륭한 엔진음과 배기음은 저속에서부터 울려 퍼지며 실내를 황홀하게 만든다. 참고로 배기사운드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완전히 끌 수 있거나 기본 가변, 스포츠, 트랙 배기다. 각 소리는 두 배씩 증폭되며 엔진 회전 수에 맞춰서 상당한 합주를 이끌어 낸다. 

 레드존을 향하는 구간에서는 땅을 울릴 정도의 강력한 소리를 뿜어내고 주변을 단번에 압도한다. 정통 미국 머슬카는 변하지 않았음을 신형 머스탱 GT에서 보여준다. 실제로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돼 있지만 음악을 거의 듣지 않을 정도였다. 그만큼 엔진음과 배기음 만으로도 운전할 때 귀가 즐겁고 행복해 진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본격적인 성능 테스트에 나섰다. 5.0ℓ GT는 4세대 코요테 V8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93마력과 최대토크 57㎏∙m의 역대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해당 엔진은 듀얼 에어 인테이크 박스와 함께 세그먼트 최초로 듀얼 스로틀 바디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내구성을 강화한 캠샤프트 및 오일 팬 등을 통해 놀라운 성능을 보여준다.

 변속기는 10단 자동이며 생각보다 여유롭게 반응한다 사실상 7단부터는 항소 기어 위주의 세팅이기 때문에 일상 구간에서 변속 느낌은 차분하다. 유럽 차처럼 직결감을 강조한 세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기량 자체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까 모든 걸 커버하는 느낌이다. 그만큼 가속감 하나는 끝내준다 밟는 순간부터 강하게 튀어나가며 엄청난 힘을 뒷바퀴에 온전히 실어 밀어낸다. 순식간에 원하는 속도에 도달하며 그 이상에서 여유롭게 휘파람을 분다. 배기량이 깡패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고출력 후륜 스포츠카의 특성은 시종일관 느낄 수 있다. 순간적으로 스로틀을 열 때 뒤가 움찔하며 여전히 갈 지(之)자를 그려낸다. 차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노면 상황을 파악하는 게 무척 중요할 듯하다. 이를 모르고 사운드와 반응에 취해 이성의 끈을 놓으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다. 물론 머스탱 GT와 한 몸이 되어서 실력을 연마한다면 이 차만큼 좋은 교보재는 없다.

 코너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생각보다 정교한 스티어링 휠 반응과 날카로운 핸들링 덕분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알맞게 방향을 틀고 제법 경쾌하게 굽이치는 길을 헤쳐나간다. 이와 함께 롤을 허용할 것 같은 한계점에서도 단단하게 받쳐주는 쿠페 강성이 믿음을 더한다. 이전 세대 머스탱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올라갔으며 미국 스포츠카는 직전에서만 강한 차라는 인식을 잊게 한다.

 참고로 운전자는 노말, 스포트, 슬리퍼리, 드래그, 트랙, 사용자 설정 등 6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 가능하며, 핸들, 엔진 반응, 변속기 및 안정성 제어 설정을 쉽고 빠르게 조정해 어떤 환경에서도 머스탱의 퍼포먼스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마그네라이드 댐핑 시스템은 각 모드별 최적의 세팅값을 가지고 주행 완성도를 높인다. 적당히 탄탄함을 유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노면을 온전히 읽어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전달한다. 운전자의 조향 감각 개선은 물론 안정적인 주행도 가능케 한다.

 이처럼 모든 성능의 조화는 감성이라는 단어 아래에서 자유롭게 어우러지며 탑승자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한다. 짜릿함과 스릴을 동시에 안겨주고 적당한 긴장감과 운전 재미, 미소를 전달한다. 이성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유럽 스포츠카의 즐거움과는 또 다르며 미국 스포츠카만의 낭만을 심어준다. 라이벌은 흉 내낼 수 없으며 오로지 머스탱 GT만 가능한 독보적인 영역이라서 더 마음에 든다.

 숨을 고르고 주행 보조 장치를 활성화했다. 머스탱은 안전 품목도 꼼꼼히 챙겼다. 포드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포드 코-파일럿 360 어시스트 플러스가 기본이다. 이 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보조, 충돌 회피 조향 보조 및 후측방 차량 경고 기능 등 주요 운전 보조 기능이 포함돼 모든 운전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엑시트 워닝(Exit Warning) 기능도 새롭게 탑재했다. 자전거 및 스쿠터 탑승자 또는 보행자와 같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도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기능이다. 후방 레이더를 통해 차 주변 혹은 접근하는 움직임을 감지해 오디오 사운드, 계기판, 사이드미러를 통해 알람을 줘서 혹시 모를 충격을 미연에 방지토록 돕는다.

 ▲총평
 머스탱은 소비자 요구와 반응이 명확한 차다. 그만큼 신형 역시 의도를 면밀히 파악해 상품성 좋은 결과물로 등장했다.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최신 트렌드에 맞춘 기능과 디지털 요소의 강화, 꾸준히 발전을 거듭한 파워트레인까지 폭 넓은 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마니아를 양성할 준비를 마쳤다. 무엇보다도 V8 5.0 자연흡기의 희소성을 생각한다면 차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여러모로 소중한 미국산 스포츠카가 머스탱 GT다.

 한편, 머스탱의 가격은 2.3L 에코부스트 쿠페 5,990만 원, 컨버터블 6,700만 원, 5.0L GT 쿠페 7,990만 원, 컨버터블 8,6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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