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회동 최소 29초 동안은 화기애애"-NYT
바이든 "복귀를 환영한다"에 트럼프 "원만한 이양에 매우 감사"
트럼프 "서로를 새로 알게 됐다. 중동 등에 대해 많은 대화"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서로 앙숙으로 지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당선인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13일 오전(현지시각) 백악관 회동이 적어도 29초 동안은 원만하게 진행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두 사람은 선거 내내 앙숙이었다. 트럼프는 바이든을 “삐뚤어진 사람” “공산주의자”로 공격했고 바이든은 트럼프를 “독재자”로 부르며 선거를 훔치고 “민주주의를 희생시킬 것”이라고 비난했었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벽난로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만난 자리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고 트럼프도 “정권 이양이 아주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에 감사를 표시한다. 최대한 원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어진 2시간 동안의 회담에서 두 사람의 입장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로선 인정한 적이 없던 대선 패배에서 부활하는 시간이었고 바이든으로선 절망감과 패배감을 느낀 우울한 시간이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정권 이양을 준비하는 백악관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힘든 하루”라고 썼다.
긴장 속 신구 대통령 만남 전례 많아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만남도 긴장 속에서 이뤄졌다.
트럼프가 몇 년 동안이나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이 아닌 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를 가차 없이 조롱했었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는 화기애애했지만 겉보기였을 뿐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는 재임 중 오바마의 자문을 한 번도 구한 적이 없었고 오바마의 반감만 키웠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만남이 원만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왔다.
트럼프는 2020년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바이든 당선인과 만남을 거부했었다. 13일 두 사람은 트럼프가 2021년 1월6일 의회가 폭도들에 의해 유린되는 것을 지켜본 자리에서 마주 앉았다. 의회 조사에서 트럼프가 의회 폭동 당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몇 시간 동안이나 지켜보기만 했음이 밝혀졌다.
바이든 취임식에 불참한 트럼프는 전용기를 타고 백악관에서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으로 갔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트럼프를 냉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반세기 동안 워싱턴 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관행을 중시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처럼 처신하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이다. 비록 속마음은 그러고 싶었겠지만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히려 “환영한다. 복귀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매우 감사하다. 정치란 거칠어서 좋지 않은 상황이 많다. 그렇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며 이양이 매우 원만한 것에 대단히 감사하다. 최대한 원만히 진행될 것이다. 이에 크게 감사한다, 조”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무슨 말씀을”이라고 화답했다.
백악관 대변인 "화기애야하고 따듯한 분위기에서 중요 사안 논의"
대변인은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많은 일에 대해 자세하게 질문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도 정부 예산과 재난 지원금 등 의회가 해결하지 않은 사안 등 여러 문제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회동 뒤 만남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논의하면서 “서로를 새로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내가 바이든의 생각을 물었고 그가 답했다. 또 중동 등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했다. 우리의 현재 위치와 그의 생각을 알고 싶었고 바이든이 말해줬다. 매우 친절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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