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능 수험장 현장…웃고 울고, 모두 좋은 결과 얻길 [2025 수능]
■ 2025수능 이모저모
○…4번째 수능 도전 남자친구 응원하러 왔어요
14일 오전 7시50분께 인천 부평구 산곡동 부광고등학교 정문 앞. 대학교 학과 잠바를 입은 도유현씨(23)가 수험생인 남자친구 최준명씨(22) 손을 꼭 잡고 정문 향해 함께 걸어가. 정문 앞에서 도씨는 최씨에게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와”라며 응원했고, 최씨는 도씨를 꼭 안으며 “잘 보고 올게”라고 속삭여.
도씨는 군대에서 4번째 수능을 준비한 남자친구를 위해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도시락 준비. 군복무 중에 시험 치르는 최씨를 위해 떡갈비와 소고기무국을 양껏 조리.
도씨는 최씨가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뒤 양팔을 들어 “잘 보고 와”라며 힘차게 응원.
도씨는 최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남자친구가 어느 대학에 갈지 신경 쓰지 말고 편안하게 시험 봤으면 좋겠다”며 “대학 가서 좋은 친구들, 좋은 교수님을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해.
○…수시 합격했지만, 수능은 못참지
14일 오전 인천남고 수험장으로 들어서는 홍연우양(19)은 이미 인천대 시각디자인과 수시 1차 합격했지만 수능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수험장으로 진입.
아침부터 든든하게 무국을 먹고 온 홍양은 “사실 공부는 안했는데, 열심히 시험을 보고 오겠다”고 말하며 웃기도.
홍양은 “수능을 안봐도 되지 않냐는 엄마의 권유가 있었다”며 “근데 마지막 시험이기도 하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마지막 과정을 충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수능을 치르고 싶어 결심했다”고 말해.
어머니 A씨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딸을 지켜보며 “연우가 시험을 잘 치르는 것보다 최선을 다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무사히 보고 웃으면서 나오길 바란다”고 응원.
○…몸이 불편해도,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
“몸은 불편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14일 인천 남동구 간석동 인천남고.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수험생을 태운 차들이 정문으로 들어서. 인천남고에서는 경증 시각장애‧뇌병변 등 특별관리가 필요한 수험생 42명이 시험을 치를 예정.
오전 7시20분께 차량 1대가 학교 정문을 통과하며 시험장 바로 앞에서 주차. 운전석에서 내린 A씨는 차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꺼내 아들 최민규군(19)을 앉히며 “오늘로 끝”이라고 후련하다는 듯이 말해.
최군은 뇌병변 장애인 2급으로, 시험 부담감으로 인해 아침식사는 걸러. 이에 어머니 A씨는 시험을 치르는 아들을 위해 김치볶음밥에 샌드위치까지 직접 준비.
최군은 시험장에 들어서며 “오늘이 마지막이다. 매일 똑같이 준비하던 거니까 잘 할 자신이 있다”며 “특히 사탐에 자신이 있다. 오늘 시험을 잘 치러서 목표로 하는 경제학과에 가고싶다”고 말해.
최군 어머니 A씨는 “민규가 고등학교까지 열심히 달려온 것을 누구보다 옆에서 잘 지켜봤다”며 “고생한 만큼,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간절한 소망 전해.
○…평소보다 딱 3문제만 더 맞으면 원이 없겠네
“평소보다 딱 3문제 더 풀었으면”
14일 오전 7시16분께 인천 동구 송림동 동산고등학교 앞. 시험 시작 50여분을 앞두고 수험장을 들어서는 정주원군(인항고 3학년)을 응원하기 위해 형, 동생이 모여 응원.
주원군의 친동생인 지훈군을 비롯해 주원군과 같은 학원에 다니는 형동생 2명은 종이판에 직접 ‘인항의 자존심 정주원 화이팅!!’ 이라고 적은 손홍보물을 만들어 흔들며 응원.
주원군은 “예상치 못한 응원에 당황스럽지만 기분은 좋다”며 “오늘은 평소보다 딱 3문제만 더 풀었으면 좋겠다”고 밝혀. 친동생 주훈군은 “아침 일찍 나와 조금 피곤하지만 뿌듯하다”라며 “2년 뒤 내가 시험 볼 때 형이 어떻게 응원할지 기대된다”고 전해.
○…시험 끝났다고 술 마시면 안돼!
14일 오전 7시30분께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동산고를 찾아. 도 교육감은 이날 ‘인천 수험생 최고~ 소중한 꿈을 응원해요!’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응원.
도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과 수험생들이 그동안 쌓았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응원하러 나왔다”며 “수능을 통해 본인이 가진 꿈들이 한뼘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그는 “수능 이후에 본인이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새로운 설계를 1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성인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러가지 자신이 갖춰야 할 것들을 준비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해. 끝으로 “오늘은 학생 신분이니 시험 끝나고 술은 마시면 안 된다”고 강조.
○…섬에서 뭍으로 시험치러 나왔어요
14일 오전 오전 7시40분께 인천 미추홀구 선인고 앞. 수능을 치르기 위해 며칠 전부터 미리 뭍으로 나와 호텔에 머물며 수능 마무리 준비를 하던 인천 도서지역 수험생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
도서지역 수험생들은 학교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받으며 교사들 응원을 받으며 묵묵히 시험장으로 향해.
옹진군 연평고에서 온 이강휘군(19)은 “무엇보다 섬지역 학생들을 위해 며칠전부터 내륙으로 이동해 숙박 등을 제공해 준 인천시와 시교육청 등에 감사하다”며 “너무 떨리지만 잘 보고 나와 새로운 시작점을 만들어보겠다”고 감사인사와 포부 밝혀.
○…수능? 나랑 무슨 상관이야?
14일 오전 6시55분께 인천 문일여고 정문 앞. 새벽부터 주차단속 하는 남동구청 소속 공무원과 정문 인근에 주차한 민원인 간 말다툼 일어나.
수능 시작이 임박하자 경찰과 구청은 서로 협력해 수험장 인근 고등학교 주차 차량을 빼거나 통행을 제한하는 등 교통 정리 중. 주차한 차를 빼 달라고 하는 과정에서 일부 민원인과 단속인 간 고성 오가.
주차한 민원인은 “내가 차를 댄 곳은 실선이 없어 주차가 가능한 구역”이라며 “왜 새벽 6시부터 차 빼라고 전화하냐”고 항의.
구청 관계자는 “수능과 관계 없이 불법주차하다 적발되면 일반 승용차 기준 과태료 4만원 등 부과 가능”하다고 설명.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장민재 기자 ltj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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