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주52시간제 예외되면 인재 등돌릴까 걱정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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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지난 11일 반도체 연구개발(R&D)에는 주52시간 근로제 작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는데, 우려되는 바가 있다.
그렇다면 '반도체 R&D 주52시간제 예외법'은 인재들의 '반도체 취업 기피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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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앞서겠다는 주52시간제 착각
반도체 R&D만 예외땐
인재들 다른 업종 선택할 수도
첨단산업 전반에 예외 둬야
인재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그는 지금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방면 중에 한 곳으로 진로 결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반도체만 유독 주52시간제 적용이 배제된다고 해보자.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직원을 설득해 주60시간 이상 일을 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게 인재 입장에서 장점일까, 단점일까. 십중 팔구는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는 반도체 산업 대신 다른 업종으로 진로를 결정할 것만 같다. 그렇다면 ‘반도체 R&D 주52시간제 예외법’은 인재들의 ‘반도체 취업 기피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경직적인 주52시간제를 계속 고집하는 것도 곤란하다. 미국 빅테크는 그런 규제가 없다. 한국보다 훨씬 오래 일한다. 아마존에서는 주70시간 근무가 예사다.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더하다. 머스크가 이른바 ‘서지’를 걸면 초고강도의 장시간 근무가 이어진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CEO)의 책 ‘히트 리프레시‘에는 그가 차를 몰고 밤늦게 검색 부분 직원들이 일하는 건물에 갔던 일화가 나온다. 주차장이 꽉 차 있고, 직원들이 음식을 먹으며 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에 흐뭇해한다.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는 ‘토이스토리 2’를 제작할 때, 6개월간 휴일 없이 일했다. 가족의 얼굴도 거의 못 보았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직원이 자발적으로 일해도 주 52시간을 넘기면 불법이다. 나중에 그 직원 마음이 변해 회사 컴퓨터 로그인 기록 등을 근거로 사업주를 신고하면 그 사업주는 처벌을 받게 된다. 우리보다 훨씬 기술이 뛰어난 미국 빅테크보다 덜 일하면서 그들을 앞지르겠다고 하는 게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 일인가.
그러므로 첨단 산업에서는 주 52시간제 예외를 넓히는 게 옳다. 반도체 R&D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서 높은 급여를 받는 ‘대기업 정규직 화이트컬러와 연구개발직’에 한해서는 예외를 두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급하다고 반도체만 예외를 두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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