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역서 400m 언덕 올라야 탑승장… 관광객 몰리지만 대기실 좁고 열악[남산을 시민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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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4번 출구에서 남산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가는 길.
400m 남짓한 거리지만 남산 중턱에 케이블카 탑승장이 위치한 탓에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야만 한다.
최근 알록달록한 단풍이 든 서울 남산으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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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가져와도 주차공간 태부족
수동 제어방식 안전성 논란도
글·사진=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지난 9일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4번 출구에서 남산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가는 길. 골목 곳곳에 보이는 가족 단위 외국인 관광객들은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거친 숨을 내쉬며 힘겹게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400m 남짓한 거리지만 남산 중턱에 케이블카 탑승장이 위치한 탓에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야만 한다. 이 언덕길의 경사는 20∼25도 정도로, 지면과 마찰이 적으면 서 있기도 힘든 수준이다. 통상 건물 내부 계단 경사가 30도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장애인, 노인과 같은 교통약자의 경우 올라갈 엄두도 못 낼 경사다.
최근 알록달록한 단풍이 든 서울 남산으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장애인, 노인과 같은 교통약자의 경우 접근성이 더욱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케이블카 운행을 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제어하는 방식이어서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도 크다.
이날 케이블카 탑승장을 잇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남산 오르미’도 찾았지만, 탑승을 위해 30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로 줄이 긴 상황이었다. 명동역에서 400m 정도 떨어져 있는 터라 결국 걸어서 찾아가야 해 교통약자에게 남산 오르미는 언감생심. 차를 타고 간다고 해도 탑승장 인근 공영주차장 주차 면수가 적어 만차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차하기가 쉽지도 않은 실정이다.
탑승장에 도착하면 기다림의 연속이 시작된다. 실제 이날 관광객들은 건물 1층부터 케이블카를 타는 3층까지 계단에 1시간가량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건물 내부에는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동승자는 같이 타지 못하기 때문에 교통약자는 이들이 올라올 때까지 홀로 기다려야 한다. 대기 끝에 탑승해도 정원(48명)을 꽉 채운 케이블카 안은 사람들로 가득해 ‘지옥철’이나 마찬가지였다. 남산 정상 관광을 마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갈 때 이용하는 상부 탑승장의 경우 시설이 더욱 열악하다. 내부 대기 공간이 부족한 탓에 건물 외부에서 대기하는 관광객들은 비가 내리면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케이블카의 안전성 문제도 이전부터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케이블카 대부분이 무인 자동 제어 방식 시스템인 것과 달리 통제실에서 사람이 직접 제동장치 등을 제어하는 현 수동 제어 방식은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안전공학과 교수는 “기계 고장뿐 아니라 운용하는 사람의 실수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수동 제어 방식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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