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선율에 수태고지의 성스러움 담은 ‘가톨릭 성가’ [이 남자의 클래식]

2024. 11. 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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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태고지'란 누가복음 1장 28절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천사 가브리엘이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타나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가 성령으로 잉태하게 될 것임을 알린 사건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마리아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수태하게 됐음을 고지한 사건이다.

'아베 마리아'는 성모 마리아께 바치는 노래로 제목을 우리말로 직역하면 '마리아여, 당신께 하례하나이다'란 의미다.

이는 앞서 말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수태를 고지하기 위해 나타나 건넨 첫 인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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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구노 ‘아베 마리아’
바흐 ‘평균율’ 연주하다 감명
전주곡 1번에 선율 붙여 작곡
조선서 순교 선교사 추모하려
‘순교자 찬가’란 곡도 만들어

‘수태고지’란 누가복음 1장 28절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천사 가브리엘이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타나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가 성령으로 잉태하게 될 것임을 알린 사건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마리아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수태하게 됐음을 고지한 사건이다. 이는 비단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예술가들에게도 큰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해 수많은 회화와 음악 작품이 탄생됐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음악작품 중의 하나가 샤를 구노(1818∼1893)의 ‘아베 마리아’다.

‘아베 마리아’는 성모 마리아께 바치는 노래로 제목을 우리말로 직역하면 ‘마리아여, 당신께 하례하나이다’란 의미다. 이는 앞서 말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수태를 고지하기 위해 나타나 건넨 첫 인사말이다. 가사는 가톨릭의 기도문인 ‘성모송’을 따르고 있다. 앞부분은 ‘수태고지’의 내용을 담고 있고, 뒷부분은 ‘임종 시에 성모께서 함께해 주시길’ 바라는 간구의 기도를 담고 있다.

1852년 34세의 구노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연주하던 도중 깊은 감명을 받게 돼 이 곡을 작곡했다. 구노는 오페라 ‘파우스트’ ‘로미오와 줄리엣’을 작곡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이지만, 사실 그는 파리 외방전교회에서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사제가 되기 위해 2년간 신학교를 다녔을 만큼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바흐의 음악이 담고 있는 영성이 구노의 신앙심을 울렸던 것일까? 구노는 곧장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 BWV. 846’ 중 전주곡 1번에 곡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렇다. 구노는 바흐의 원곡을 차용해 반주로 삼고, 그 위에 자신의 선율을 덧붙여 작곡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제목 앞에는 바흐의 이름이 붙어 바흐, 구노의 ‘아베 마리아’란 제목으로 불린다.

이 작품에는 우리나라와 관계있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뒤따른다. 구노에게는 함께 파리 외방전교회에서 수학했던 다블뤼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기독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조선 땅을 찾았지만 조선에 온 지 21년 만인 1866년 병인박해 때 흥선대원군에 의해 처참히 참수됐다. 이 소식을 듣게 된 구노가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며 작곡한 곡이 바로 ‘아베 마리아’라는 주장도 있다. 구노가 다블뤼 신부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제2대 교구장을 지냈던 앙베르 신부를 위해 이 곡을 작곡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는 이 두 개의 이야기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구노가 우리나라 가톨릭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가톨릭 성가’에 구노의 작품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1839년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의 선교사 앙베르 주교가 조선 땅에서 순교했다는 소식을 들은 구노는 그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기 위해 ‘순교자 찬가’라는 곡을 작곡했다. 이 작품이 지금의 ‘가톨릭 성가 284번’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구노 ‘아베 마리아’

슈베르트, 생상스 등 여러 작곡가들이 동명의 작품을 작곡했으나 1853년 작곡된 구노의 ‘아베 마리아’가 가장 널리 사랑받고 있다. 출판 당시에는 알퐁스 드 라마르틴의 시 ‘생명의 책’을 가사로 붙여 ‘바흐의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 1번에 의한 명상’이란 제목으로 나왔다. 하지만 1859년 ‘아베 마리아’로 시작하는 가톨릭의 기도문인 ‘성모송’으로 가사가 수정돼 오늘날까지 ‘아베 마리아’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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