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eople] 배우 남명렬 "손석구 '가짜연기' 발언 지적 후회 없어"
"비주류 있어야 사회가 다양해져"…아웃사이더 예찬론
"K드라마 인기는 연극 '명품 조연' 활약 덕분"
(서울=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그 친구도 최대한 자신의 현재 감정에 충실하게 연기를 하는 것이 뭔지를 깨달았기에 그 매체에서 스타가 된 거죠. 틀린 얘기를 한 게 아니에요. 다만 자신의 방식이 무대 연기에서도 통할까 시험해보고 싶었다는 건 옳지 않은 발언이죠."
지난해 배우 손석구(41)의 '가짜 연기' 발언에 일침을 놓았던 중견 배우 남명렬(64)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매체는 매체, 무대는 무대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것이지 어느 게 좋고 나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석구는 과거 연극 무대에 섰던 때를 떠올리며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해야지 가짜 연기를 왜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언급했다. 또 "그래서 그만두고 영화 쪽으로 갔다. 다시 연극을 하면서 내가 하는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서도 되는지 보고 싶었다"고 해 논란이 됐다.
남명렬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올리고 당시 출연 중이던 연극 '라스트 세션'의 대사를 인용해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고 꼬집었다.
손석구가 손 편지로 사과하고 남명렬도 화답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당시 '소신 발언'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한다.
젊은 연출자와 호흡을 맞추며 롱런하고 싶다는 의지는 포용력을 갖게 한 반면, 언제든지 무대를 떠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할 말은 하는' 용기를 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설명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한다는 점에서 남명렬이 생각하는 연기의 기본 속성 역시 '가짜'. 다만 객석에서 속삭인다고 느끼게 하면서도 잘 들리는 대사법을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곧 '연기 기술'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자신 또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첫 매체 연기에 도전했던 2007년 한참 후배인 배우 공유로부터 깨우침을 얻었다고 한다.
남명렬은 "귀에 안 들릴 정도로 소곤거리기에 속으로 의아했는데, TV에서는 대사가 또렷하게 들리고 연기가 너무 좋았다"며 "카메라 앞에서는 상대방을 의식하고 (대사를) 멀리 던지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운 계기"라고 회상했다.
이처럼 환경에 따라 전달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배우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론이다.
그중에서도 '연극계 대부'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오롯이 배우의 연기에 기대고, 관객의 눈으로 편집되는 '현장성'이라고 한다.
대학에서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고 졸업 후엔 제약 회사에 취직해 평범한 회사원으로 20대를 보냈다는 남명렬은 30대 중반이 돼서야 전업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적어도 대학로에 나올 때는 단정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에 무명 시절 골방을 전전할 때도 "집에 냉장고는 없어도, 다리미와 세탁기는 있었다"는 그의 말에서 연기자로서 자존심을 엿볼 수 있었다.
스스로를 '비주류'라고 정의한 남명렬은 "우리 같은 사람이 있어야 사회가 다양해진다"며 아웃사이더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K드라마, K영화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것은 주연이 빛날 수 있도록 탄탄히 받쳐주는 '명품 조연' 덕분이며 이들 대부분은 연극에서 내공을 쌓은 연기파"라고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2022년 국내 최고 권위의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하고 '두 교황' 등 굵직한 연극 무대에 연이어 오르며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남명렬은 여전히 쉬는 법을 모른다.
최근 '햄릿',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등 두 작품을 동시에 무대에 올린 데 이어 '트랩', '최후의 분대장' 등 올가을 내내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30년을 쉬지 않고 달려온 남명렬은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주어진 역할을 애써서 살아낸 사람 정도"라고 답하며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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