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등판하자 한국에 손 내미는 중국? 무비자 이어 주한 대사 내정
트럼프가 귀환하자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행하고 공석이었던 주한 중국대사를 내정하는 등 한중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2기 외교·안보 라인이 미국우선주의 ‘트럼프충성파’들로 채워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에 손을 내밀며 한미일 안보 협력 구도 약화를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성균중국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리포트에서 “트럼프의 재집권은 미국 동맹 체제의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은 바이든 정부 시기 소원해졌던 미국 동맹국들과의 관계 개선 기회를 모색하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7월 싱하이밍 전 대사가 떠난 뒤 넉 달째 공석 상태인 주한 중국대사에 다이빙(戴兵) 주유엔 중국 부대표를 내정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차관급인 주유엔 중국 대사 바로 아래의 직급인 부대사는 실세 국장급이다. 중국은 2010년부터 국장급 인사를 주한 중국대사로 임명하고 있는데, 과거 부국장급이 국장 승진 형태로 한국 대사에 취임한 전례와 달리 국장급이 수평 이동했다는 점에서 한국을 신경 써서 대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이 주한 대사를 인선하면서 지난달 한국이 신임 주중 한국 대사로 내정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대한 중국의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 절차도 속도가 붙게 됐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한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도 전격 발표했다. 한국이 중국의 무비자 대상국에 포함된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한국과 중국의 상호 비자 면제가 아닌 중국의 일방적 조치로 진행됐다. 이번에 비자 면제 대상국 9국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이다. 여기에 중국의 외교 정책에서 한국과 같이 묶이는 일본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15일부터 열리는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브라질 주요 20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 개최 방안 또한 논의 중이다.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양국 정상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양자 회담을 갖게 된다. 내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월 말이나 11월 초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데, 이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중국이 공들이고 있는 대상은 한국 뿐이 아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은 갈등을 빚던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지난 6월 중국은 호주와 뉴질랜드에 대한 일방적 비자 면제 조치를 발표했고, 9월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1년 넘게 금지해온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점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인도와 군사적으로 대치하던 국경 지역에서 철군 작업을 시작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牛彈琴)은 미 대선 직후인 지난 7일 “트럼프는 중국 제조업에 세금을 물리겠다고 위협했지만 그의 과세 목표는 ‘경쟁적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독일·일본·한국에 심지어 캐나다 등 여러 동맹도 포함된다”며 “트럼프에게는 돈이라는 글자가 제일이고 동맹도 존재하지 않아서 미국과 유럽·일본·한국·라틴아메리카, 수많은 제3세계와 모순이 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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