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부성애와 오컬트의 불협화음 [시네마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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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고 딸을 살리기 위해 아빠는 사투를 벌인다.
눈물겨운 부성애와 오컬트 호러가 결합된 영화 '사흘'이다.
승도는 심장 이식 수술 후 180도로 변한 딸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자책하다 장례식장에서 소미의 목소리를 듣고, 딸의 시신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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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고 딸을 살리기 위해 아빠는 사투를 벌인다. 눈물겨운 부성애와 오컬트 호러가 결합된 영화 '사흘'이다.
14일 개봉한 '사흘'은 배우 박신양이 11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이자, 첫 오컬트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영화는 단편 '최종면접'(2012)을 연출했던 현문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흉부외과의사 승도(박신양 분)의 딸 소미(이레 분)가 해신(이민기 분)으로부터 구마의식을 받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정체불명의 그것에 잠식된 소미는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몸부림치다가 결국 목숨을 잃게 된다. 승도는 심장 이식 수술 후 180도로 변한 딸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자책하다 장례식장에서 소미의 목소리를 듣고, 딸의 시신을 찾아간다. 점점 소미가 죽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 승도는 영안실에 누워 있는 딸과 손을 잡고 잠을 자기도 한다.
이 가운데 구마의식을 진행했던 해신은 의식을 녹화했던 영상을 찾아보다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그것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악마를 내쫓기 위해 승도를 찾아가 이식한 심장이 어디서 난 것인지 묻는다. 동시에 장례를 치르는 3일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고도 알린다. 승도는 해신의 말을 믿지 못하면서도 딸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심장 기증자의 정체를 찾아 나선다.
'사흘'은 제목 그대로 삼일장으로 치러지는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가톨릭 오컬트를 녹여냈다. 1일 차 운명, 2일 차 입관, 3일 차 발인까지 세 장의 챕터로 나눠 시간의 흐름과 동시에 사건의 긴박함을 더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과 달리 이야기 전개는 속도감이 있지 못한 채 뜨뜻미지근하다. 3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속에서 승도는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데, 연신 딸 소미의 이름을 외치며 부르짖기만 할 뿐이다. 여기에 악마의 정체와 이를 숭배하는 집단, 해신이 구마사제가 된 사연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기가 산만하게 흘러간다. 다소 어설픈 구마의식과 재연 장면을 보는 듯한 악마 숭배 집단 신도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이렇다 보니 영화는 중심을 잃고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로 남았다. 특히나 오컬트 장르의 미덕을 기대했다면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그저 부성애를 극대화해 보여주기 위해서 미스터리한 존재라는 소재를 납작하게 이용해 아쉬운 맛만 남긴다. 러닝타임 95분.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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