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 산만 남편에게 ‘깔끔 아내’가 할 일은?
방에는 벗은 옷이 쌓여 발디딜 틈이 없고 물건이나 책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책상 서랍은 반쯤 열려 있다. 주방에는 냉장고 밖에 먹다 만 우유가 방치돼 있다. 아무도 안 보는 TV나 PC 전원이 켜져 혼자 놀고 있고, 화장실 불도 밤새 켜져 있다.
모두 주위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인 성인이 정리나 마무리를 못해 생기는 일. 배우자나 가족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특히 강박적인 깔끔이 배우자가 심하다.
ADHD 성인은 주위를 정리정돈하려고 해도 안 돼 힘들고 속상한데, 깔끔이 배우자는 이들이 고칠 수 있는 행동을 의도적으로 고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을 힐난한다. 그러나 어떤 비난도 배우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식적으로 고칠 수 없는 실행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낮은 자존감에 상처를 줘 증세만 악화시킨다.
▪성인 ADHD 자존감이 낮은 이유
▸자기 비난과 실패 경험: ADHD인 성인은 집중력 부족과 충동적 행동 때문에 학교나 직장에서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주 실수를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비난하게 되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서 "너는 머리는 똑똑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실수가 잦고 성적이 엉망이야!" 하는 비난을 되풀이해 듣는다. 실패 경험이 누적되면서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타인의 부정적 평가에 민감: ADHD 증상 때문에 주위 사람으로부터 비판받은 경험이 너무나 많다. 어릴 때부터 부모, 교사, 친구 등 주변 인물들에게 "칠칠찮은 행동을 한다. 왜 꾸물대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가? 남들은 제시간에 일을 마치는데 아직 일을 완수하지 못하는가?" 등의 꾸중을 듣거나 비난을 자주 경험하게 되면, 타인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아상을 긍정적으로 형성하기 어렵다.
▸자신의 업적 및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충동성이 강하고 계획능력은 부족해 자신의 행동이나 결과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언제든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은 자기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자신에 대한 불안과 의심을 증폭시킨다.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피로: ADHD 성인은 자신의 증상을 통제하고 일상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런 스트레스가 피로와 탈진을 유발하며,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한다.
▸대인 관계 문제로 인한 고립감: 대인 관계에서의 오해, 갈등, 관계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 남의 말에 귀가 얇고 충동적으로 말하거나 결정한다. 대화 중 집중력이 부족해 타인과의 관계가 어색해지기 쉽다. 결과적으로 고립감과 외로움을 낳아 자존감을 더욱 낮춘다.
▸비교로 인한 열등감: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형제, 또래나 동료들과 비교당했기에 열등감을 느낄 때가 많다. 특히 직장에서 성과, 조직화 능력, 주의력 등에서 남과의 차이를 느끼면서 자존감이 더욱 낮아지게 된다.
▸미완성 과제와 지연: 이들은 과제를 끝내지 못하거나 미루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자신 스스로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고 "나는 주어진 일을 완성할 수 없다"라는 부정적 인식하고 있기에 부정적인 행동과 평가로 이어진다.
▸자기 가치의 혼란: 반복되는 좌절과 비난으로 인해 자신의 가치에 대해 혼란을 겪으며,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사회에 쓸모없다고 자책한다.
▪ 성인 ADHD 증상 극복과 자존감 회복을 위해선
▸실행기능 개선 훈련: ADHD 성인은 조직화, 시간 관리, 계획 능력 등의 실행기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간 차단 기법(Time Blocking)'과 같은 구조화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루 일정을 30분 단위로 나누고, 주어진 시간 내에 해당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끼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은 목표를 달성하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실행기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연습을 통해 성취감을 경험하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중요한 일 우선순위 설정: ADHD 성인은 주의가 산만해 중요한 일을 놓치거나 지연시키는 경향이 있다. 매일 중요한 일 세 가지를 선택하고 이에 우선순위를 뒤 완료하도록 하는 훈련을 추천한다. 연구에 따르면, ADHD 성인들이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할 때 성취감과 자존감이 향상된다. 아침에 하루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일을 기록하고 이를 먼저 완료하면서 자신에게 긍정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이는 성취 경험을 강화하고, 자신이 중요한 업무를 성공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작은 습관 형성으로 집중력 강화: ADHD 성인은 한 번에 많은 일을 하려다 실패할 때 자존감이 낮아지곤 한다. 이럴 때 '작은 습관 만들기'를 통해 성취감을 쌓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일 5분씩 책을 읽거나 명상하는 등 작고 간단한 습관을 실천하면서 성취감을 얻도록 한다. 이러한 습관이 쌓이면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존감이 증대된다.
▸체계적인 기록과 시각적 지원 활용: ADHD 성인은 시각적 지원을 통해 자신의 진척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할 일 목록, 플래너, 벽에 붙이는 일정표와 같은 시각적 도구를 사용하면 성취감을 경험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업무나 성과를 체크리스트나 달력에 표시해서 자신의 업무 진척 상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강화할 수 있다.
채규만 교수 (kmcha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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