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들 떠나니…판 뒤집어진 여자농구
이두리 기자 2024. 11. 14. 08:43
박지수·박지현 해외로 떠나자
KB·우리은행 전력 크게 약화
박혜진 등 영입한 BNK
1라운드 ‘승률 100%’ 독주
이번 시즌도 강자 독식 예고
부산 BNK가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를 5전 전승으로 마무리했다.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힌 강팀 BNK는 김소니아와 박혜진 등 에이스 이적생을 앞세워 거침 없이 독주 중이다. 이 기세라면 청주 KB가 27승 3패로 정규리그 승리를 독식한 지난 시즌의 구도가 반복될 수 있다.
BNK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지난 11일 부천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65-45로 이겼다. 이로써 BNK는 상대 팀을 전부 한 번씩 꺾고 ‘승률 10할’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2라운드에 돌입한다. 라운드 전승은 BNK 창단 직후 처음이다. 정규리그 6승 24패로 꼴찌였던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BNK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적극적으로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해 팀을 재건했다. ‘우리은행 왕조’ 건설의 핵심 멤버였던 가드 박혜진과 4시즌 연속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포워드 김소니아를 데려와 골 밑과 백코트 전력을 고루 보강했다. 장신 센터 진안의 하나은행 이적이 아쉽지 않을 만큼 두터운 전력 보강이었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하상윤 용인 삼성생명 감독과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이 BNK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우승팀 예측 미디어 투표에서도 BNK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BNK가 ‘우승 청부사’를 여럿 영입한 반면 우승 후보였던 다른 팀들이 핵심 선수들을 많이 떠나보내면서 전력 빈부 격차가 더 커졌다. KB는 2023~2024시즌 정규리그에서 승률 9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으나 국가대표 센터인 박지수가 해외 리그에 진출하자 득점이 급격히 낮아졌다.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이 72.7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던 KB는 이번 시즌 4경기 평균 60.0점에 그치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팀인 우리은행도 전력 이탈이 크다. 박혜진과 최이샘이 각각 BNK와 신한은행으로 떠났다. 우리은행의 주요 득점 자원이었던 장신 가드 박지현은 올해부터 뉴질랜드 리그에서 뛰고 있다.
아직 1라운드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BNK는 다방면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득점(69.4점)과 어시스트(18.2개), 스틸(7.8개)이 리그에서 가장 많다. 실점은 55.2점으로 최하위다. 최소 실점 2위인 KB(61.3점)와 차이가 크다.
베테랑 선수들이 나이가 들며 경기력이 저하되고 어린 에이스들은 해외로 진출하며 리그의 강자 독식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절대적인 1위 팀에 대항할 맞수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KB가 14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던 2021~2022시즌과 같은 힘의 불균형이 재현될 수 있다.
개인 기록을 살피면 BNK의 독주를 저지할 ‘외로운 에이스’가 보인다. 우리은행 김단비는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 2점 슛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KB 허예은은 지난달 27일 개막전에서 19득점을 퍼부었다. 현재 평균 어시스트가 7.25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각 팀 에이스의 파괴력이 팀 전체의 성적으로 이어져야 리그에 힘의 균형이 잡힐 수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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