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팠던 대만전, 패배 속 한 줄기 빛이 된 ‘철벽 불펜’[프리미어12]
첫판부터 뼈아픈 패배였다. 하지만 대회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철벽 불펜’이 위력을 보인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1회를 무실점으로 잘 넘길때만 하더라도 순조롭게 경기가 흘러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회말 고영표가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연달아 허용, 6실점하면서 한국의 계획이 꼬였다.
하지만 이후 등장한 한국의 ‘철벽 불펜’이 대만의 추가 득점을 막아냈다. 그 덕분에 한국은 비록 경기에서 패했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대만을 추격하며 압박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위해 최강의 불펜을 구축했다. 각팀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들과 중간 투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선발이 5회까지만 잘 막아주면 이후는 이들 불펜이 책임진다는 계산이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며 생각보다 빨리 가동됐지만, 한국의 불펜은 대만을 상대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보였다.
고영표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최지민(KIA)은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곽도규(KIA)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한 번도 2이닝 이상 던진적이 없었던 최지민이었으나 완벽한 투구로 대만의 흐름을 잠재웠다. 그리고 곽도규가 아웃카운트 1개를 깔끔하게 잡아내고 이후 한화의 ‘기대주’ 김서현에게 이었다. 김서현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이후 남은 2이닝은 유영찬(LG)과 조병현(SSG), 두 마무리 투수가 책임졌다.
한국은 대만전에서 김도영(KIA)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의 타격감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타선이 제 몫을 했다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했는데, 결국 3안타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그래도 대만전을 통해 한국이 어떻게든 4~5회까지 리드를 이어가기만 한다면 불펜의 힘으로 충분히 경기를 지켜낼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의 불펜 물량은 충분하다. 이날 한국은 박영현(KT), 김택연(두산), 정해영(KIA) 등 KBO리그의 정상급 마무리 투수들을 투입하지 않았다. 이영하(두산)와 소형준(KT)도 중간에서 힘을 보탤 준비를 하고 있다. 대만전 패배로 모든 플랜이 꼬인 한국은 남은 4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슈퍼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쿠바와 일본을 연이어 만나는 한국에 든든한 불펜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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