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명태균 게이트, 끝은 어디인가

곽진산 기자 2024. 11. 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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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9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자는 다음날 있을 일생일대의 중요한 행사(대통령 취임식)를 앞두고 아무런 직함도 없는 민간인 명태균씨와 통화를 했다.

한겨레21은 2024년 10월28일 명씨와 '김건희-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씨의 2022년 5월2일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해 명씨가 강씨에게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 내보고 고맙다고"라며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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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2022년 5월9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자는 다음날 있을 일생일대의 중요한 행사(대통령 취임식)를 앞두고 아무런 직함도 없는 민간인 명태균씨와 통화를 했다. 그러면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한다.

2024년 10월31일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공개된 이 20초 남짓한 윤석열 대통령의 음성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대통령이 여당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노골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음성이 파문으로 이어진 데는 배경이 있다. 2024년 9월부터 한겨레21을 비롯한 언론 보도를 통해 ‘김건희-명태균 게이트’가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가 명씨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2022년 6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통화 녹음 파일이 여럿 공개됐는데, 윤 대통령의 음성은 이 의혹들에 확신을 심어주는 결정적 사실관계가 됐다.

김 전 의원 공천을 논의하던 2022년 5월 실제로 당에서 “말이 많”았다. 김 전 의원은 잊혀가는 정치인 중 한 명이었고, 공천 경쟁자도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김종양 전 인터폴 총재 등으로 쟁쟁했다.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도 김 전 의원 공천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으면서, 모두가 용산의 영향력을 의심했다.

이런 의심은 2년이 지나서야 확신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겨레21은 2024년 10월28일 명씨와 ‘김건희-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씨의 2022년 5월2일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해 명씨가 강씨에게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 내보고 고맙다고”라며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김 전 의원 공천 발표(2022년 5월10일) 8일 전이다. 이것이 윤 대통령의 2022년 5월9일 음성과 맥락이 이어져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으로 확장된 것이다.

한겨레21이 확보한 명씨와 강씨의 통화 등 61개의 통화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명씨가 이렇게 굵직한 특정 사건을 언급할 때 김 여사가 적지 않게 등장했다. 검찰이 확보한 관련 녹취록만 4천 개로 추산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김 여사의 얘기가 나올지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사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밑으로(한국갤럽이 11월1일 발표한 여론조사) 추락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2024년 11월7일 대국민담화에서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도 모르는 사과를 한 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는 듯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 태도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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