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코스피 5% 하락? 삼성전자 착시현상 탓"
"삼성전자 제외시 코스피 2650선 수준"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2410선까지 하락했지만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하면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 연구원은 “아직 패닉셀(공황 매도)의 징후는 없다”면서 “통상 한국시장은 V-코스피 변동성 지수 28~35 수준에서 저점이 형성되는데 V-코스피 레벨은 아직 24정도로 매도 클라이막스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파생시장의 풋콜비율(Put-call ratio) 역시 급락장이 있었던 8월 초나 9월 초보다 낮다. 그는 “전날(13일) 장 중 풋콜비율은 130%로 8월 초 150%를 하회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상 바닥(Rock bottom)은 코스피 2360~2400선으로 추정한다”면서 “2018년 이후 코스피 저점은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12개월 후행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84~0.86배 수준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8월과 같이 2400선을 하향 돌파한다면 매수 권역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물론 문제는 삼성전자다. 그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는 2650선 정도이며 현 지수대와의 괴리는 약 9%포인트(p) 정도인데 이는 오로지 삼성전자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는 삼성전자가 지수에 착시를 주고 있으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지수가 그렇게까지 많이 빠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실적 기준 PBR은 0.87배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0.80배이고, 최근 3년 저점 PBR은 0.73~0.76배였다”며 “이를 해석하자면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 이외 종목의 하락 룸이 더 커지는 국면이 나올 수도 있으며, 이런 징후가 나온 이후에야 지수의 바닥을 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 2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기업실적 하향 조정, 경기둔화 압력 등이 반영되는 구간”이라며 “그러나 무엇보다 지수 반등에는 삼성전자 자체적 반등 동력의 트리거가 만들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9월 1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의 코스피 순매도는 14조 2000억원 정도다. 그리고 이 기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는 15조 4000억원이었다. 박 연구원은 “이는 외국인 순매도의 약 110%가 삼성전자 한 종목이었다는 의미로 외국인 투자자가 시장을 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삼성전자를 팔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같은 기간 같은 반도체 업종인 SK하이닉스는 1조 2000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은 4750억원을 순매수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번 외국인 매도는 한국시장을 팔았다기보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 매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는 향후 지수 전망에 대해 냉정하고 균형있는 시각이 필요함을 의미한다”며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해 해외기업들의 불리함이 부각되고 있지만 일본은 11월들어 1% 하락에 그치고 있고 대만과 중국은 오히려 상승세”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만 유독 트럼프의 미움을 샀다고 볼 이유도 없다”면서 “이는 부정적으로 보자면 여타 종목들은 아직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이야기이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급반등한다면 코스피의 상승 가능성은 그 어떤 시장보다도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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