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마트보다 싼 소주 1병 1000원"…불황에 식당가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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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6시 30분 광주 서구 화정동 교원공제회관 사거리의 한 고깃집.
직장인들의 평균 퇴근 시간인 오후 6시가 겨우 30분밖에 지나지 않은 때지만 이미 한 고깃집 식당 바깥에 마련된 대기석이 북적인다.
광산구 하남대로에 위치한 한 삼겹살 전문점은 저녁시간에 소주와 맥주를 공짜로 제공해 인근 직장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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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공짜제공 고깃집도…"이렇게라도 살길 찾아야"
(광주=뉴스1) 박영래 이수민 기자 = "30년 전 소줏값이잖아요. 당연히 기다려야죠!"
지난 12일 오후 6시 30분 광주 서구 화정동 교원공제회관 사거리의 한 고깃집. 직장인들의 평균 퇴근 시간인 오후 6시가 겨우 30분밖에 지나지 않은 때지만 이미 한 고깃집 식당 바깥에 마련된 대기석이 북적인다.
'지금 줄 서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묻는 손님들의 질문에 직원은 '1시간'을 답했지만 어느 누구도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60평을 웃도는 식당 내부에선 계속해서 고기 굽는 연기가 쏟아져 나온다. 아르바이트생은 분주하고 손님들도 북적인다.
이 식당의 인기 비결은 바로 소주와 맥주가 '단돈 2000원'이라는 저렴함이다.
단골 최재훈 씨(50)는 "30년 전 가격으로 술을 판다고 하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3개월 전에 오픈한 이후로 벌써 10번 넘게 찾았다. 오래 기다린 날은 1시간 30분까지도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처음 식당을 찾은 김수지 씨(29·여)는 "매장이 전부 셀프로 운영돼 불편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인건비를 줄여서 술을 싸게 제공하는 것이라면 기어이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연말 모임이 많아질 테니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비단 이곳뿐 아니다.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가격으로 술값을 책정해 박리다매 전략을 내세운 식당이 인기를 끌고 있다.
광산구 하남대로에 위치한 한 삼겹살 전문점은 저녁시간에 소주와 맥주를 공짜로 제공해 인근 직장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광주 서구 금호동 먹자골목에서 영업 중인 돼지고기 전문점도 소주와 맥주를 병당 1900원에 팔고 있다.
서구 상무지구의 한 고깃집도 소주와 맥주를 1000원에 판매하고 있고, 북구 말바우시장 내에 있는 횟집과 장어집은 수년째 소주와 맥주를 2000원에 판매하는 것을 고수하고 있다.
전남 화순에 위치한 오리고기 전문점의 경우 소주와 맥주를 3병 이상 추가시 병당 2000원으로 판매한다.
오리고기 전문점 업주 서용길 씨는 "소주와 맥주를 도매로 구매하면 각각 병당 1500원, 1600원꼴이다. 도매가보다 겨우 몇백 원 더 붙여 마트보다도 싸게 술을 팔고 있다"면서 "모두 힘든 시기에 저렴하게 판매해야 손님들도 많이 찾아주니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감사하게도 손님이 너무 많아 '홍보를 안 해줘도 될 지경'"이라면서 "얼어붙은 시장경제를 이렇게라도 활성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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