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스라엘 경기 앞두고 극도로 긴장하는 파리
프랑스 당국이 프랑스-이스라엘간 남자축구 대표팀 맞대결을 앞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4일 “프랑스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스라엘과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 홈경기를 치른다”며 “프랑스 당국이 파리에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전 상원 의장 제라르 라르셰 등 주요 정치 인사들도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지난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네덜란드 프로팀과 이스라엘 프로팀이 경기를 치른 뒤 그날 밤 네덜란드 사람들과 이스라엘 축구 팬들 간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가디언은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네이션스 리그 경기는 미묘한 외교적 시기에 진행된다”며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의 외교 관계도 긴장된 상태”라고 전했다.
최근 프랑스 외무장관 장-노엘 바로가 예루살렘 방문 중 프랑스 소유의 엘레오나 지역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무장한 채로 나타나 프랑스 영사관 소속 헌 병 두 명을 잠시 구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외무부는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하여 항의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하여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자, 프랑스는 이를 강력히 비난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사건에 대해 프랑스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파리 경찰청은 경기장 내부, 외부 및 대중교통에 경찰 4000명을 배치한다. 파리 경찰서장 로랑 누네즈는 “경기장이 만석일 때 통상 배치되는 인원의 세 배에서 네 배에 해당하는 특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누네즈는 또한 “경기장 내에서는 프랑스와 이스라엘 국기만 허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을 응원하는 문구 또는 국기 등을 철저하게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당국도 경기장 참석을 자제하고, 이스라엘이나 유대인 상징물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지 말라고 경고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이날 경기장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생드니 시청 앞에 모여 경기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프랑스가 이스라엘이 가자, 점령지인 서안, 레바논에서 전쟁과 치명적인 공격을 벌이는 동안 이스라엘 팀을 초청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최근 피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을 때 유럽이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취한 유사한 조치를 이스라엘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축구 경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침공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주 파리 생제르맹 팬들은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는 배너를 내걸기도 했다.
서남아시아 주요 언론 알자지라는 “스타드 드 프랑스 8만 석 중 현재까지 판매된 티켓은 2만 장에 불과하다”며 “이는 경기장이 개장한 이래 가장 낮은 관중 수”라고 전했다. 이전 최저 기록은 2003년 6월 뉴질랜드전에 모인 3만 7000 명이다.
프랑스는 이스라엘전을 치른 뒤 3일 후 이탈리아로 이동한다. 이탈리아는 4경기에서 승점 1차로 프랑스에 앞선 조 1위다. 벨기에는 이스라엘을 제치고 3위를 기록 중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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