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뛰면 강남 아파트도 비싸진다” 부동산 교수가 말하는 이유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급격히 뛰기 시작한 비트코인이 13일(현지시각) 한때 9만3000달러 선을 뚫었다. 이에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가운데, 가상자산 가격 급등이 강남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가 지난 9월 발간한 ‘부동산, 가상자산 및 주식시장 간의 가격 변동성 전이효과 분석’ 논문에 따르면,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 특정 자산 가격의 급등은 부동산 시장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2014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0년간 KB부동산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비트코인 수익률,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을 활용해 각 자산시장 간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 시기 주식 급등기와 2023년 비트코인 가격 급등기처럼 특정 자산이 급격히 오를 때는 부동산 시장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생겼다. 특히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 중 강남구 11개 동의 아파트 가격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강남구 11개 동 아파트가 다른 지역 아파트보다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 가격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그 원인으로는 가상자산 투자로 큰돈을 번 20‧30대가 강남의 고가 부동산을 사들이기 때문이라고 유 교수는 분석했다. 이런 1~2건의 거래가 부동산 시장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젊은 층이 고가 부동산을 산다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경우가 다수였다”며 “요즘에는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으로 돈을 번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투자의 종착역은 강남 부동산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유 교수는 논문을 통해 “자산 시장 간 전이 현상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정책 당국은 자산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거시건전성 정책 수단을 마련해 시장 간 부정적 파급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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