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주의는 가장 멍청한 짓"…美 국방장관 후보에 쏠린 시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 장관에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는 미군이 전투력보다 '정치적 올바름'에 신경 써 약해졌다고 보고 이와 관련된 군 지도부를 물갈이를 예고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군에는 싸우는 장군과 워크(woke) 장군들이 있다면서 후자를 해고하겠다고 공약했는데 헤그세스도 이런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군 지도부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크는 원래 인종·성 차별 등 진보적 의제에 대한 각성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 사회에서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 현재는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비판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헤그세스는 지난 7일 팟캐스트 '숀 라이언 쇼'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먼저 합참의장을 해고해야 한다"며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이나 워크에 관여한 장군은 모두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우리의 다양성이 우리의 힘'이라는 표현이 군에서는 지구상 가장 멍청한 표현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해고 대상으로 언급된 합참의장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인 브라운 합참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때 공군 참모총장에 지명됐다. 그러나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해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자신이 군에서 겪은 인종 차별 등에 대해 격정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영상을 공개해 보수 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헤그세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여군이 적과 직접 교전하는 보직을 맡도록 허용한 결정한 것에도 비판해왔다. 여군의 전투 보직에 대해 "우리를 더 효과적이거나 더 치명적으로 만들지 않았고, 전투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미군이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지금의 군 문화 때문이라며 자신과 같은 관점을 가진 이들이 배제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그세스는 올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군이 현재 다양성과 포용성에 집중해 미국의 안보가 약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군의 우선순위에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헤그세스는 "이런 이념과 정치적 올바름이 대열을 침투했는데도 장군들과 지도자들은 저항하지 않았고, '아니다, 우리는 준비 태세와 실력주의, 전투력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헤그세스는 육군 주방위군 출신으로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서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지원 사격'을 해온 '충성파' 인사다. 1980년생으로 올해 44세인 그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1기 정부에서 보훈부 장관으로 검토됐으나 주요 보훈 단체들이 반대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미네소타주 출신인 헤그세스는 프린스턴대를 졸업했으며 이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도 받았다. 프린스턴대에서 보수 잡지인 '프린스턴 토리'의 발행인이었다.
다만 헤그세스는 군에서 복무하긴 했지만, 국방정책이나 고위 지휘관 경험이 없고, 폭스뉴스 진행자로 잘 알려졌기에 국방 분야에서는 그의 발탁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헤그세스의 인사청문회를 하게 될 상원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깐깐한 검증을 예고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의 선택은 우리를 덜 안전하게 할 것이고 거부해야 한다"고 했고,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은 "이 매우 놀라운 지명자는 극도로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유럽 전문가인 맥스 베르크만은 "트럼프와 모든 이들이 세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TV 유명인이자 가장 경험이 많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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