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r. 플랑크톤​’​ 우도환 “이유미 연기에 카타르시스 느껴”

“따뜻한 ‘Mr. 플랑크톤​’​, 저 역시 결핍있죠”
“콧물 줄줄 해조, 멋있게 보이려 하지 않았죠”

우도환이 ‘Mr. 플랑크톤​’​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우도환(32)이 ‘Mr. 플랑크톤​’​으로 또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Mr. 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 분)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 분)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소년심판’​, ‘디어 마이 프렌즈’ 등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과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조용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우도환은 자신의 뿌리인 친부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하는 ‘해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우도환은 ‘Mr. 플랑크톤​’​에 대해 “저는 세 번 봤다. 노래가 들어가기 전에, 공개 전에, 공개 후에 봤다. 처음에 노래 없이 봤을 때는 저만의 다른 해석이 들어가서 다른 느낌이었다. 노래가 들어가니까 이 장면도 이렇게 슬프게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마지막에 볼 때는 시작부터 슬펐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도 ‘나는 죽는다’는 대사가 시작이라 슬펐는데 볼수록 저에게도, 오정세 형 캐릭터(어흥)에도 더 이입되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 그는 “첫인상부터 하고 싶었다. 해조는 자유로워 보일 수 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함, 너무 큰 상처를 가지고 있는 친구이지 않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 걸 느낀 친구라 외롭게 보였다. 사람들이 우도환에게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처연한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해서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표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우도환이 해조를 연기하기 위해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우도환은 자신과 다른 해조를 그리기 위해 평소 삶과 다르게 살아보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해조는 타협하지 않는 친구지 않나.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해조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사실 해조랑 저는 너무 다른 친구다. 저는 규율 속에 사는 사람이고, 규칙 속에 사는 사람이고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매일 하는 운동을 해보지 말자고 했다. 사람들을 좀 더 많이 만나보는 등 안 해봤던 것을 해보려고 했다. 그 친구를 이해하려면 그래야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캐릭터 설정이 시한부였기에 운동을 하지 않기도 한 그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상의 탈의 신을 완벽히 소화했다.

이에 우도환은 “나는 안 벗는 드라마가 없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제가 10년 넘게 운동했다. 운동을 쉬니까 살이 안 찌고 부피가 줄더라. ‘사냥개’ 찍을 때는 78kg이었는데, ‘Mr. 플랑크톤’ 71kg이었다”고 귀띔했다.

이번 작품에서 콧물까지 흘리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대해 그는 “대본에 ‘콧물이 질질 흐르는’이라는 게 있었다”며 “이 드라마를 하면서 내가 멋있게 보여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잘생기고 멋있는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조는 말랑말랑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라 길바닥에 있는 친구로 보여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우도환은 이유미와 호흡에 대해 “이 직업을 선택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장면이 작품마다 한번씩 있는데, 주로 내 연기보단 상대방의 연기를 볼 때 온다”며 “5부 엔딩에 해조가 재미에게 ‘너 원래 있던 대로 돌아가’라고 하는데, 이유미가 안 간다고 한다. 그걸 찍을 때 이 친구 너무 잘한다고 생각했고 감명 깊었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제가 했던 작품 중에 해조가 제일 로맨틱하다. ‘위대한 유혹자’ 후 6년 만에 멜로를 하게 됐다. 말랑말랑하지 않지만 오랜만의 멜로였다. 재미와 현실 커플 같은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어딘가 길 가다가 싸우고 있을 것 같은 커플, 뭔가 말투도 현실적이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이유미가 해조와 어흥 중 실제라면 어흥을 선택하겠다는 인터뷰에 대해 공감하기도 했다.

그는 “이유미의 선택이 너무 이해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애랑 만날 수 없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곧 집이라고 생각한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어디든 집처럼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유미도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한 것 같다. 저 역시 어흥처럼 따뜻하고 날 챙겨주는 사람을 만나면 더 집중하고 챙겨주고 싶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도환이 이유미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우도환은 해조가 결혼식날 재미를 납치하는 설정에 대해서는 “저도 그 신을 처음 접했을 때 ‘오잉’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어떻게 이걸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표현하려고 노력한 건 전날에 재미가 폐경인 사실을 해조도 들었고, 해조 역시 시한부라는 걸 듣고 충동적으로 한 행동이다. 재미가 결혼식 전날 도망치려고 한 것도 해조가 담벼락에 숨어서 다 봤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렇게 한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답했다.

해조처럼 자신 역시 결핍이 있다는 그는 “우리 드라마는 결핍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모든 결핍이 부정적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에게도 있고 누구에게나 있다. 저는 안정감에 대한 결핍이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과 늘 다른 환경에 있어야 하고, 적응하고 난 뒤에는 또 보내줘야 한다. 그래서 안정감을 추구하고 바란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강하다”며 캐릭터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Mr. 플랑크톤​’​은 제가 한 작품 중에 가장 따뜻한 드라마다. 웃음 뒤 눈물이 있고 눈물 뒤 웃음이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겠는, 마음과 달리 말하는 드라마인데 따뜻하게 다가온다. 저 역시 내 주변엔 누가 있는지, 나도 분명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런 따뜻한 드라마”라며 작품과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보였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