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년 만에 백악관 귀환…바이든 “돌아온 것 환영”

정권 인수·인계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13일 백악관에서 만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4년여 만에 백악관을 찾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순조로운 정권 인수·인계에 관해 논의했다.

13일(현지시각)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를 맞은 바이든은 악수 뒤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트럼프는 “매우 감사하다”고 답례한 뒤 “정치는 거친 것이고, 많은 경우 그리 좋은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매우 순조로운 정권 이양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회동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을 대한 모습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달랐다. 그는 2020년 대선 패배 뒤 백악관 새 주인(바이든)을 초대하는 관행을 지키지 않고 바이든의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바이든을 입버릇처럼 “사상 최악의 대통령”, “슬리피(졸린) 조”, “짜증나는 조”라고 불렀다.

떠나는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을 초청한 날에는 신구 퍼스트레이디들도 만나는 게 관행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는 선약을 이유로 오지 않았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과 트럼프가 국가 안보와 국내 정책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문제에 대한 바이든의 견해를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백악관 방문 전 의회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만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여러 언론이 공화당이 하원 과반인 218석을 확보해 상원을 탈환한 데 이어 하원도 지켜내게 됐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우리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해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를 가리켜 “돌아온 왕”이라는 아부성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그와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1월에 있을 새 하원의장 선출에 관해 존슨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나는 당신들이 ‘그는 훌륭하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이 재선이라 3선 도전은 불가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도와주면 재고해보겠다는 농담이었다.

한편 이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존 슌 의원이 친트럼프파로 불리는 릭 스콧 의원 등을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슌 의원도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두고 단결해야 한다”며 트럼프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