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재계약 실패했던 '육성형 외인'의 반전 드라마...다카하시, 日 세이부와 재계약→4시즌째 동행

오상진 2024. 11. 1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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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KBO리그 무대에서 쓴맛을 본 뒤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한 다카하시 보(27)가 세이부 라이온즈와 어느덧 4시즌째 동행을 하게 됐다. KIA 타이거즈와는 실패했던 재계약을 세이부와 3번이나 맺으며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세이부 구단은 지난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카하시와 연장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다카하시는 "세이부에 와서 레벨업하고 있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계 3세로 브라질 국적의 투수인 다카하시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통산 131경기 42승 41패 평균자책점 4.18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브라질 대표팀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다카하시는 아시아 무대로 눈을 돌렸다. 2021년 8월 KIA는 대마젤리 밀수 및 대마초 흡연 혐의를 받은 애런 브룩스를 퇴출하고 대체 선수로 다카하시와 계약을 맺었다. 당시 가을야구 경쟁에서 멀어진 KIA는 총액 16만 달러(약 2억 원)를 들여 일종의 육성형 외국인 투수로 보고 다카하시를 영입했다.

잔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재계약도 고려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다카하시의 투구 내용은 아쉬웠다. 데뷔전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4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그는 2번째 등판이었던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첫승을 따냈다.

하지만 3번째 등판이었던 LG 트윈스전(5⅓이닝 8실점 7자책)을 시작으로 삼성 라이온즈전(6이닝 4실점)과 SSG전(5이닝 4실점)까지 3경기 연속 무너졌다.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마지막 등판이었던 키움전에서 다시 4⅓이닝 5실점 패전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KIA는 7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4.91의 아쉬운 성적을 남긴 다카하시를 시즌 종료 후 보류선수명단에 넣었다. 그러나 재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재계약에 실패한 다카하시는 일본으로 눈을 돌려 세이부 라이온즈와 계약을 맺었다.

2022년 NPB 진출 첫해 다카하시는 27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2.56의 성적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3년 28경기 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무난한 활약을 이어간 다카하시는 또 한 번 세이부와 계약을 맺고 3번째 시즌을 준비했다. 재계약 당시 와타나베 히사노부 세이부 단장은 다카하시가 2024시즌 선발투수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새롭게 출발한 다카하시는 첫 3경기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25(16이닝 5실점 4자책)로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지만, 1승 2패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선발로 9경기 47⅔이닝을 던져 1승 6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며 선발진에 안착하지 못한 다카하시는 다시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구원으로는 24경기 25이닝 1승 3패 7홀드 평균자책점 2.16의 성적을 거두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KBO리그 시절 패스트볼-슬라이더 투 피치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로 한계를 드러냈던 다카하시는 일본 진출 이후 주무기였던 슬라이더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스플리터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의 구사율을 높이며 점점 진화했다. 1997년생으로 한국 무대에 입성했을 당시 만 24세였던 다카하시는 일본에서 4번째 시즌을 맞는 2025년에도 만 28세로 여전히 20대에 불과하다. 다양한 리그를 경험하며 조금씩 발전하고있는 '육성형 투수' 다카하시의 '재팬 드림'은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지도 모른다.

사진=뉴시스, OSEN, 세이부 라이온즈 공식 홈페이지 및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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