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는데 이번에도···또 ‘첫판’에 무너진 한국 야구, 슈퍼라운드 진출도 ‘불투명’[프리미어12]
한국 야구가 고전했던 국제대회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첫판에서 늘 패했다는 것이었다.
그 시작이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이다. 당시 1차전에서 한국은 대만에 4-5로 패했고, 결국 2004 아테네 올림픽 본선 티켓을 놓쳤다.
동메달에 그쳤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첫판에서 대만에 2-4로 패한 것이 결국 쓰라린 결과로 돌아왔다. 최근 3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한국은 1차전을 모두 패했고, 모두 1라운드 탈락으로 이어졌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대만과의 첫판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한국은 또 다시 ‘첫판 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다. 이날 한국은 선발 고영표가 2회에만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허용, 6실점한 것을 끝까지 만회하지 못하고 3-6으로 패했다.
대만전 패배로, 한국의 슈퍼라운드 진출에도 먹구름이 꼈다.
각조 2위까지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 이번 대회에서, B조에서는 일본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한국과 대만이 2위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였다. 2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못해도 4승1패는 기록해야 했다.
하지만 무조건 이겨야 했던 대만에 패하면서 이제 한국의 앞날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 됐다.
같은날 도미니카공화국에 1-6으로 역전패한 쿠바가 14일 한국의 상대다. 쿠바도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 한국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쿠바는 이번 시즌 일본프로야구(NPB)에서 1.88로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앞서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 가진 두 차례 평가전은 모두 한국이 이겼으나, 평가전과 실전은 다르다.
쿠바전에 이어 15일에는 ‘숙적’ 일본이 한국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일본과 경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쿠바와 일본에 연이어 패한다면, 한국의 슈퍼라운드 진출은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중요한 순간 찾아온 ‘첫판 징크스’가 한국 야구의 앞길을 또 한 번 흔들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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