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쏟는데…삼성·하이닉스 中공장 업그레이드 '안갯속'
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2024. 11. 14. 05:21
'바이든 정부 지정' 삼성·SK 中반도체 공장 VEU 취소 가능성 제기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차질시 공정 전환 차질
"VEU 지정, 행정부 권한으로 언제든 변경 가능…정부가 의제 관리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 행정부를 다시 이끌게 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 유예 조치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미 정부는 자국 기업의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산 장비나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차세대 제품 양산을 위해서는 설비를 변경해야 하는데 미중 갈등 장기화로 미국산 반도체 장비에 대한 중국 반입에 제약이 생기며 국내 기업의 중국 생산 시설 전환이 여의치 않았다.
VEU 지정이 취소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차질시 공정 전환 차질
"VEU 지정, 행정부 권한으로 언제든 변경 가능…정부가 의제 관리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 행정부를 다시 이끌게 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 유예 조치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공장의 구형 공정을 최신 기술이 집약된 공정, 즉 '선단 공정'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는데 미 정부의 규제 유예 조치가 번복될 경우 이런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2기 행정부 때도 우리 기업에 대한 규제 유예 조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정부 반도체 보조금, 백지화 가능성 제한적…VEU는 취소 가능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 반도체 산업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 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미국 투자를 결정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칩스법 수정·폐기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 상무부와 예비 양해각서까지 체결한 후, 미 상무부는 최근 현장 실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 최종 계약서까지 사인하면 행정부가 바뀐후 보조금 지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중 패권전쟁 중 국내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 줬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백지화 가능성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미 정부는 자국 기업의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산 장비나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차세대 제품 양산을 위해서는 설비를 변경해야 하는데 미중 갈등 장기화로 미국산 반도체 장비에 대한 중국 반입에 제약이 생기며 국내 기업의 중국 생산 시설 전환이 여의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 숨통을 틔워준 것이 VEU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였다. 사전에 검증한 기업에 대해서는 특정 품목의 수출을 허용하는 것인데, VEU 자격을 받으면 수출 통제 적용이 유예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사실상 무기한으로 VEU 자격을 줬다. 중국 사업장이지만 최첨단 설비가 아니면 미국산 반도체 설비 반입이 가능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정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왔다.
미국 반도체 업계의 관련 압박도 커지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KLA, 램리서치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은 '한국 등 다른 동맹국 기업과 미국 기업간 같은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적용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런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과 달리 VEU는 미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정과 해제를 결정할 수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중심주의' 기조를 감안하면 VEU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업계의 중론이다.
미국 반도체 업계의 관련 압박도 커지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KLA, 램리서치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은 '한국 등 다른 동맹국 기업과 미국 기업간 같은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적용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VEU 백지화시 中공장 선단 공정 전환 빨간불…"정부 나서야"
VEU 지정이 취소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의 40%와 낸드플래시의 20%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CXMT와 TMCT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낸드플래시와 구형 D램에 대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은 공정 전환을 통해 생산된 차세대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기존 공정을 선단 공정으로 전환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VEU가 유지 되지 못한다면 이런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VEU 지정이 취소 되어서 중국 생산 시설에 미국 반도체 장비 반입이 불투명해질 경우 적기에 공전 전환이 어렵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공정 전환은 제한되지만 기존 공정을 중심으로 생산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양사가 수십조원을 투자한 중국 공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이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반도체전문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동안 언급했던 것을 감안하면 보조금 지급 조건을 변경하거나 VEU를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VEU가 취소될 경우 앞으로 현재 수준 이상의 제품은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중국 공장에 대한 활용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협상에 나설 수 있는 보조금과 달리 VEU는 미 행정부의 권한이 막강한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에도 VEU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VEU는 행정부의 권한으로 언제든지 지위 변동이 가능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VEU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주고자 한다면 VEU 지위를 건드릴 수 밖에 없는데 정부가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됐던 내용이 연속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의제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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