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입주한 건물서 불 '활활'···소방관들은 '이불' 통째로 들고뛰었다

80대 노인 등 21명 병원으로 긴급 이송
소방관 180여명 출동···'혼신의 구조' 눈길

JTBC 보도 캡처

[서울경제]

인천 미추홀구의 한 주상복합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요양원 입소자 등 2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인천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6시28분께 숭의동 소재 주상복합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4층에 위치한 요양원의 80대 노인 입소자를 포함해 21명이 연기 흡입과 심장 질환 등의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송된 환자 중 3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나머지는 경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송된 환자 대부분이 65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90대 여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 주상복합 건물 지하1층 주차장서 전소된 차량들. 사진 제공=인천소방본부

당초 사우나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으나 실제 사우나는 3층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발생 지점인 지하 1층 주차장에서는 차량 3대가 전소됐으며 해당 차량들은 모두 일반 차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 당국은 요양원이 입주해 있는 건물의 특수성을 고려해 오후 6시56분께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관 180여명과 펌프차를 포함한 장비 100여대를 투입했다. 약 3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오후 9시32분께 화재는 완전히 진압됐다.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구조 활동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서는 연기를 피해 맨발로 대피하는 시민들의 모습과 함께 소방대원들이 거동이 불편한 요양원 입소자들을 휠체어째 이동시키거나 이불째 들어 옮기는 등 발 빠른 구조 작업을 펼치는 장면이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건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강민서 기자 peac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