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이는 지방서 '놀라운 반전'…완판한 안동, 비결은?

국내 부동산 청약 시장에서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 매물 소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방에선 청약 미달 사례가 빈번하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지만, 일부 단지는 차별화에 성공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사업 단지로 분류되면서 가격경쟁력이 생긴 곳이나, 핵심입지를 갖춘 곳등이 각광받고 있다. 지방에서도 가성비를 갖춘 단지는 성공적인 분양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7262가구다. 이는 2020년 8월 이후 4년1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특히 전체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중 83.2%는 지방에 집중됐다. 준공 후 미분양은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한 물량이다.

하지만 지방이라고 해서 무조건 미분양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차별화에 성공한 단지들은 잇달아 '완판' 소식을 전하고 있다. 경북 안동 '위파크 안동 호반'은 820세대 대규모 단지임에도 최근 100% 분양을 완료했다. 지난해 실시한 1·2순위 일반청약에서 678가구 모집에 364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5.37:1을 기록한 곳이다.

안동 지역 최초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로 공급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공원 안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풍부한 녹지와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이처럼 '공원을 품은 아파트'로 조성된다는 점이 완판 요인으로 꼽힌다.

공공택지지구와 도시개발지구로 지정된 곳은 위치가 지방이더라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된다. 대전 도안신도시, 전북 전주 에코시티, 충남 천안 불당지구, 아산 탕정지구 등이 사례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해당 단지들은 주변 아파트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기반시설도 잘 갖춰진 편인데다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도시개발지구에 공급된 전북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더샵 4차'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1대 1에 달했다. 지난 7월에는 충북 청주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가 평균 경쟁률 47.3 대 1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생산단지들 인근 입지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충남 아산 아산탕정지구 도시개발지구에서 공급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2차'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31.4대 1이었다. 지난 8월 대전 도안 2-5지구에 공급된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도 평균 경쟁률 30.8 대 1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예비수요자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심각해지는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택지지구와 도시개발사업 단지를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