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흉터 없는 자궁 절제술로 마음까지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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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가명·47) 씨는 최근 불규칙한 생리와 복부 팽만감, 지속적인 방광 압박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자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추 교수는 '질 경유 내시경 수술(vNOTES)'로 흉터 없이 자궁 절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자궁절제술 후 남은 흉터로 인해 자궁이 없다는 상실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다른 증상과 함께 심리적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자궁근종 수술에 무흉터 수술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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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복강경 대비 수술부위 작고
회복 빨라 일상생활 빠르게 복귀
근종 위치-수술력 등 요인 고려… 숙련된 전문 의료팀이 진행해야
박 씨는 지인들에게 속사정을 얘기했고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어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추성필 교수를 찾았다. 추 교수는 각종 검사를 통해 10cm 거대 근종과 동반된 다발성 근종 및 자궁선근증(비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이 발견되는 질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흉터가 크게 남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무흉터 수술 가능 여부’를 검토했다.
추 교수는 ‘질 경유 내시경 수술(vNOTES)’로 흉터 없이 자궁 절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설명을 직접 들은 박 씨는 수술을 결정했다.
추 교수는 다빈치 SP 로봇을 활용한 vNOTES 자궁절제술을 통해 약 1.7kg의 자궁을 제거했다. 기존 복강경 수술의 경우 보통 배꼽 부위를 통해 수술 도구를 삽입한 후 자궁을 절제하는 방식이어서 흉터가 일부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무흉터 수술은 질을 통한 접근으로 외부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또 수술 직후 경험하는 통증도 다른 수술 방식에 비해 덜하고 회복도 빠르다. 박 씨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흉터 없이 빠르게 회복했다.
현대 의료에서 흉터 없는 수술에 관한 관심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단순히 미용상의 부분으로 여겨졌던 흉터가 이제는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많다. 흉터는 환자에게 수술 경험을 상기시키며 정신적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자궁절제술 후 남은 흉터로 인해 자궁이 없다는 상실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다른 증상과 함께 심리적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 교수는 무흉터 수술을 ‘시크릿 포트 복강경’이라고 표현했다. 흉터가 외부로 전혀 보이지 않고 ‘비밀’처럼 숨겨져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흉터 수술은 흉터가 없다는 것 이외에도 큰 이점이 있다. 기존 복강경에 비해 수술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탈장과 같은 합병증도 적다. 기존의 복벽을 절개하고 수술하는 방식의 복강경보다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로 복귀가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흉터 없는 수술은 자궁 절제 수술 이후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외부로 드러나는 흉터가 없다는 것이 환자의 외적인 만족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모든 자궁근종 수술에 무흉터 수술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근종의 위치, 환자의 신체 상태와 기존 수술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이력이 있거나 골반 내 감염이 심한 경우에는 무흉터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질을 통한 수술은 배꼽을 통해 진행하는 수술에 비해 자궁 뒤쪽 공간의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 수술은 숙련된 전문 의료팀이 진행해야 안전하다.
추 교수는 “무흉터 수술은 단순히 외적인 미용을 넘어서 환자의 마음을 고려한 수술 방식”이라며 “환자마다 최적의 수술 방법을 찾고 최소한의 흉터로 최대의 결과를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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