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의사들 “시민 응원에 감동”

도영진 기자 2024. 11. 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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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병원선에서 근무하며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의료진은 물론이고 선박운영팀 직원들 모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바다 위 병원'으로 불리는 병원선 '경남511호'에서 근무 중인 김은년 주무관은 1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경남511호 선박운영팀 직원은 "전국의 병원선 5척 중 우리가 주인공이 된 게 큰 자긍심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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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511호에 닿은 아이들의 마음
용인 은혜샘물초, 손편지 등 전달… 직원 “격무 중 받은 응원, 큰 힘 돼”
■ 운항 51주년 ‘섬마을 주치의’
경남 외딴 섬 49곳 돌며 무료 진료… 도, 2027년 새 병원선 도입할 계획
‘바다 위 병원’으로 불리는 병원선 ‘경남511호’에서 근무 중인 공중보건의들이 이달 6일 경기 용인시의 은혜샘물초등학교 학생들이 보낸 감사 편지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경남도 제공
“20년 넘게 병원선에서 근무하며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의료진은 물론이고 선박운영팀 직원들 모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바다 위 병원’으로 불리는 병원선 ‘경남511호’에서 근무 중인 김은년 주무관은 1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김 주무관을 비롯한 경남511호 소속 의료진 및 선박운영팀 직원 14명은 이달 6일 경기 용인시의 은혜샘물초등학교 학생들이 보낸 감사 편지 수십 통과 영상, 응원 물품을 받았다.

은혜샘물초등학교 학생들이 보낸 감사 편지 수십 통과 간식. 경남도 제공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병원선을 알게 됐다고 한다. 한 학생은 편지에서 “많이 아픈 어르신들을 생각하여 정성을 다해 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섬 곳곳을 돌아다녀야 해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언제나 응원할게요”라고 썼다. 또 다른 학생은 “어르신들이 치료를 받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세요?”라고 물으며 “진심으로 치료하시는 모습 정말 다시 생각해도 아름답고 대단하세요”라고 적었다. 학생들은 손편지와 함께 응원 영상과 간식을 함께 전달했다.

의료진과 직원들은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섬 2, 3곳을 도는 격무 중 받은 응원에 너나 할 것 없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영상을 본 경남511호 소속 공중보건의는 “아이들의 환한 미소에 힘이 불끈 난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나라를 위해 소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꿈을 키워 나가며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는 내용의 답장도 보냈다.

162t급 병원선인 경남511호는 지난해 운항 50주년을 맞았다. 내과·치과·한방과 진료실과 약제실, 대기실 등이 갖춰져 있는 의료시설로 ‘섬마을 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병·의원은 물론이고 보건진료소나 약국조차 없는 외딴 섬마을을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돌며 진료한다. 경남 7개 시군의 섬 49곳을 돌며 도서지역 2500여 명의 건강을 챙긴다. 지난해 연간 진료 인원은 13만 명에 육박한다. 병원선은 경남 외에도 전남(2척), 인천, 충남 등에서 5척이 운영되고 있다. 경남511호 선박운영팀 직원은 “전국의 병원선 5척 중 우리가 주인공이 된 게 큰 자긍심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경남도는 150억 원을 투입해 2027년부터 250t급 병원선을 새로 도입할 방침이다. 21년째 운항 중인 현 병원선이 노후화됐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새 배에는 물리치료실과 임상병리실 등 주민 의견이 반영된 공간이 추가된다. 박성규 경남도 보건행정과장은 “남해안 지형에 맞는 친환경 선박을 건조해 안전하고 쾌적한 진료환경으로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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