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돈 벌 대통령, 돈 쓸 대통령-트럼프 교훈

김종구 주필 2024. 11.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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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다.

돈 벌어올 대통령감이면 족했다.

'트럼프는 경제동물이다', '트럼프는 타고난 협상가다', '트럼프는 돈 앞에 피도 눈물도 없다'.

'돈 벌어올 대통령'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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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트럼프’는 누굴까
이재명, 右클릭으로 조율
보수 국힘은 오히려 조용

우리에겐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다. 돈을 벌어올 사람으로 여겨졌다. -현대에 취직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능력을 발휘해 고속 승진을 했다. 본인 결혼식에도 회사 일 때문에 늦었다. 세계 공사판을 누비며 외화를 벌었다. -여기까지가 일반인 유권자가 아는 이명박이다. 더 알아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돈 벌어올 대통령감이면 족했다. 때마침 상대는 자칭 폐족(廢族)이었다. 역대 가장 압도적 표 차이가 났다.

박근혜 후보에게도 비슷한 기대는 있었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향수였다. 여전히 인기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가발 수출’, ‘독일 광부·간호사’, ‘중동 건설’.... 외화벌이에 모든 걸 걸었던 지도자다. 아버지의 피가 안 있겠냐는 기대였다. 문재인 후보와의 박빙의 승부에서 이겼다. 하지만 벌어온 돈 없이 탄핵됐다 -탄핵 얘기를 여기서 따질 것은 아니고-. 그 후 ‘돈 벌어올 보수 후보’가 있었을까. 홍준표·윤석열 후보. 둘 다 아니었다.

민주계, 진보 진영은 더 없다. ‘돈 쓰겠다’는 선거로 일관했다. 2010년 즈음부터 시작된 현상이다. 보편적 복지라는 개념의 등장이었다. 말은 그럴싸한데 결국 돈 쓰자는 거다. 밥 주겠다, 교복 주겠다, 지원금 주겠다.... 밥값, 옷값, 현금 퍼주기다. 나라 곳간에서 돈 빼 먹자는 정책이다. 그 곳간을 채우겠다는 목소리는 없거나 묻혔다. 임금 인상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소주성’까지 등장했다.

이제 한국 정치가 트럼프 현상과 만났다. 미국 표심의 쏠림이 충격적이다. 우리에게 닥칠 파고가 걱정이다. 너도나도 트럼프를 끌어다 붙인다. ‘김종구 칼럼’도 방향을 잡아봤다. 내게 별다른 정보가 있을리는 없다. 가장 일반화된 주제다. ‘트럼프는 경제동물이다’, ‘트럼프는 타고난 협상가다’, ‘트럼프는 돈 앞에 피도 눈물도 없다’. 막말, 파격까지 다 덮어 버린 트럼프의 무기다. 표심은 자명하다. ‘돈 벌어올 대통령’을 뽑았다.

트럼프의 시작은 2016년이다. 세계를 향해 금전 독촉장을 날렸다. 우방이건 동맹이건 필요 없었다. ‘(한국·일본은) 자발적으로 미군 주둔 비용을 올려라. 한국은 50억, 일본은 80억이다. 달러($)다’, ‘나토가 돈을 내지 않으면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게 될 것이다’. 돈과 공장이 미국으로 몰려들었다. 성과는 수치로 확인됐다. ‘2017년 일자리 210만개 창출, 실업률 4.1% 감소’. 미국 민주당은 그때부터 질식했다.

우리도 트럼프를 말하고는 있다. 그런데 목적에 따라 방향이 제각각이다. 사법리스크를 이겨낸 트럼프, 더불어민주당 목소리다. 정통 보수의 승리,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반은 공감하고 반은 반대한다. 왜 안 그렇겠나. 어차피 두 쪽으로 갈린 진영논리다. 비틀 필요 없다. 세상 다 아는 교훈 그대로 받으면 된다. 수출을 늘릴 후보, 일자리를 만들 후보, 실업률을 떨어뜨릴 후보. 그게 트럼프였다.

우리 정치가 배워야 한다. 11일, 이재명 대표는놀라운-적어도 내게는-발언을 한다. “성장이 곧 복지다.” 경제인과 만난 자리였다. 복지 지상주의자로 알았는데.... 언론은 ‘이재명의 우(右)클릭’이라고 쓴다. 트럼프 승리에서 배운 것 아닐까 싶다. 반면, 국민의힘은 조용하다. 미국 보수에 올라탈 만도 한데.... ‘돈 버는 트럼프, 한국 보수가 하겠다’고 할 법도 한데.... ‘퍼주기’ 흉내 10년, 보수의 본질까지 잊은 것 같다.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 미국인의 선택이 얄밉도록 부럽다. 2027년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우리도 그런 화두로 덮이길 소망한다. -‘돈 벌 대통령’인가, ‘돈 쓸 대통령’인가-.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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