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생동물 피해 속출, ‘주의 안내판’ 정도로 위험 못막아

경기일보 2024. 11.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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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수원의 광교산 근처에서 사슴이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2건 있었다.

고라니, 멧돼지 등 야생동물과 농장에서 탈출한 사슴 등으로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포획에 투입되고 있다.

경기도,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은 야생동물 및 유기동물의 출현 신고 건수나 피해 현황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지자체에서 피해 규모와 피해 빈도 수 등 전반적인 정보를 파악해야 이를 기반으로 야생동물 피해예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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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유동수화백


지난 6일 수원의 광교산 근처에서 사슴이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2건 있었다. 30대 남성과 60대 여성이 사슴뿔에 허벅지 등을 찔려 크게 다쳤다. 갑작스러운 사슴 출몰에 수원시는 비상이 걸렸다. 시민들은 사슴 출현에 처음엔 신기해하다 피해 사실이 알려지자 ‘무섭다’, ‘대책을 마련해달라’ 등의 불안을 호소했다.

지난 9일 밤에는 의왕시의 한 도로에 사슴이 나타나 지나가는 차량과 충돌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이 사슴을 추격해 포획했다. 지난달 24일 아침에는 광주시 농평동 빌라촌에 멧돼지가 출몰, 경찰이 출근·등교 시간대를 고려해 추격 사살했다.

최근 야생동물과 유기동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람을 공격해 안전을 위협하는가 하면, 농작물을 훼손하기도 한다. 고라니, 멧돼지 등 야생동물과 농장에서 탈출한 사슴 등으로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포획에 투입되고 있다.

피해는 점점 늘어나는데 관련 통계는 부실하다. 경기도,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은 야생동물 및 유기동물의 출현 신고 건수나 피해 현황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서 집계한 ‘연도별 도내 야생동물 구조 건수’가 전부다. 때문에 불쑥 나타나는 야생동물 습격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도내 야생동물 구조 건수는 2022년 1만7천519건에서 2023년 2만2천415건으로 1년 새 5천건 가까이 급증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동물이 얼마나 나타나고, 피해를 주는지 통계는 없지만 야생동물 출현과 피해가 증가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소방당국이나 지자체 모두 야생동물 출몰과 피해 집계가 없다 보니 대응이 원활하지 않다.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대책도 신고가 자주 들어오는 지역을 대상으로 ‘주의’ 안내 현수막이나 표지판 설치가 고작이다. ‘야생동물 피해보상 조례’가 없는 도내 11곳의 지자체는 농작물 피해 보상도 못받는다.

야생동물 출현이 잦은 이유는 도시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로 야생동물과 사람의 생활 반경이 겹치고,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에 먹이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주택가 등으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역마다 어떤 야생동물이 어디에서 얼마나 서식하는지 점검하고 개발 이전 단계에서 서식지 보전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지자체에서 피해 규모와 피해 빈도 수 등 전반적인 정보를 파악해야 이를 기반으로 야생동물 피해예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실한 통계 및 피해예방 대책으로는 인명·재산 피해가 계속 발생하게 된다. 서식지 보호 대책, 전담기구 및 관리시설 확대, 관련 조례 제정 등 야생동물 관련 규정 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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